단지 발랄한 다섯 소녀일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대한민국에 '텔미(Tell Me)' 열풍, '쏘핫(So Hot)' 신드롬에 이어 '노바디(Nobody)' 바이러스를 몰고 온 장본인이다. '아이러니'로 데뷔한 5명의 소녀들은 벌써 5년차 걸 그룹이자, 국가대표 가수들로 성장했다.
원더걸스 얘기다. 누구나 따라 출 수 있는 춤도 여러 개나 만들어 냈고, 국민가수가 가질법한 히트송도 이미 여러 곡을 보유했다. 국내 가수 최초로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에 진입한 뒤 K-팝 열풍의 선두에도 섰다. 원더걸스의 초고속 성장기다.
이번에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세련된 팝 댄스곡으로 무장했다. 타이틀곡 '비 마이 베이비(Be My Baby)'는 박진영표 마이너 풍의 멜로디도 벗은, 메이저 코드의 발랄함을 덧입혀 새 옷으로 갈아입은 업 템포 소울 댄스곡이다. 레트로 시리즈의 현대판 재해석인 셈이다.
말 그대로 보통 '소녀'들이 원더(Wonder)한 세상 속 신드롬을 만들겠다며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겨냥하고 있다. 다섯 소녀들과 마주 앉아 과거,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나눴다.
-1년 반 만에 국내 가요계에 컴백한 소감은?
▶(선예) 그동안 국내 많은 가수들이 나온 것을 영상으로 접하면서 재미있게 봤어요. 그러면서 국내 활동을 빨리 하고 싶다는 기분도 들었죠. 활동에 굶주렸다고나 할까요? 하하. 애정을 듬뿍 담아 만든 음반인 만큼 열심히 활동해서 다른 가수 분들과 함께 올해 마무리 잘하고 싶어요.
-'복고'는 원더걸스의 대표적인 이미지인데 이번에 변화를 줬다. 의미가 있다면?
▶(예은) 사실 고민을 많이 했던 음반이에요. 시기적으로도 정규 앨범을 준비할 시간은 많지 않았어요. 완성도를 위해 싱글로 가자라고 할 정도였지만 한국 팬들이 많이 기다려 줬기 때문에 정규 음반을 준비했죠. 그동안 '텔 미' '소 핫' '노바디' 등 복고 시리즈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혹시나 질려 하는 분들도 계실 것 같아서 이번에 변화를 줬어요. 저희 색깔을 버리지 않으면서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의 곡이에요. 특히 안무 부분에서는 발전된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서 노력 많이 했죠. 멤버들의 개성도 다른 만큼 서로 유닛을 결성, 듀엣곡도 담았어요.
-비욘세 등 유명 팝스타들의 안무가 존테와의 작업은 어땠나요?
▶(예은) 너무 재미있었어요. 밝고 경쾌한 분이라 작업 자체가 편하고 즐거웠어요. 섹시하면서도 세련되고 유머스러운, 존테 특유의 안무 동작들이 인상적이죠.
-미국 등 해외 활동을 한 경험들이 이번 국내 활동에 어떤 도움이 될까요?
▶(선예) 국내에서 카메라 앞에 서는 것 자체가 참 오랜만이네요. 그래서 어색함도 좀 있죠. 꾸준히 공연을 하면서 춤과 노래를 해왔지만, 아직도 긴장되죠. 다른 환경에서 많은 경험을 했지만 긴장감, 설렘 모든 것들이 컴백하는 데에 있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컴백을 준비하면서 걱정했던 것들이 있다면요?
▶(소희) 사실 음악방송 사전녹화를 했는데 방송을 오래 쉬어서 그런지 카메라에 빨간불이 들어오는 것을 바라보는 시선 처리 등이 어려워서 힘들었어요. 카메라 앞에서 긴장도 많이 하고 어색하고 긴장도 됐죠. 하지만 걱정보다는 오히려 신인 때 떨렸던 감정이 떠올라서 당시 느꼈던 감정을 되새기면서 새 활동을 할 수 있게 돼서 감사한 마음이 생겼죠. 걱정되는 만큼이나 감사한 경험들이죠. (유빈) 부담도 느끼지만 이번에는 저희가 앨범에 많이 참여했으니 빨리 보여드리고 싶어요.
-이번 새 음반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요?
▶(예은) 제가 작곡한 원더걸스표 트렌디한 클럽 댄스곡인 'G.N.O'를 시작으로 이번 음반에는 멤버들의 개성이 묻어나는 노래들이 꽤 있어요. 혜림이는 소속사 식구인 래퍼 산이와 함께 처음으로 래퍼로 변신했죠. 또 멤버들의 유닛 결성도 특이한 경험이었어요. 선예와 전 '두고두고'란 발라드 듀엣곡을, 소희와 유빈이는 시크한 매력의 '슈퍼 비'란 노래에 참여했어요. 멤버들 각자의 매력을 노래에 담은 것 같아서 이번 음반은 더욱 애착이 가네요.
-이번 국내 활동에 있어 특별한 점이 있다면?
▶(예은) 저희가 예능 프로그램들을 일부러 회피한다는 소문이 있더군요. 평소에 TV속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편은 아닌데 이번에는 많이 출연해 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미리 예습도 하고 있어요. 하하. 팬들과 가까워지고 싶어서요. 라디오도 많이 출연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 많은 해외 아티스트와 작업하면서 어떤 영향을 받았나요?
▶(예은) 조나스 브라더스, 유리스믹스 프로듀서, 케이티 페리 등 다양한 아티스트를 만났어요. 그들을 보면서 어떻게 무대를 꾸미는지, 공연 중 다양한 무대 장치를 접하면서 좋은 자극제 가 됐죠.
-여러 걸 그룹들이 미국 진출을 준비 중인데, 선배로서 조언하자면요?
▶(선예) 미국 활동에 있어서도 아직 걸어가야 할 길이 멀다고 생각합니다. 준비한 걸 선보이지 못한 부분도 꽤 있구요. 지금까지는 마치 준비 기간인 것 같아요. 매 순간 하나하나의 경험들이 소중하죠. 앞서 도전한 한국 아티스트 분들의 길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저희도 없었죠. 저희가 감히 조언할 입장은 아닌 것 같아요. K-POP이 주목받고 있는 만큼, 많은 가수들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멤버들 각자 미국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은?
▶(예은) 데뷔 전부터 미국에 대한 꿈은 항상 있었어요. 미국 팝 아티스트들의 영상을 찾아보고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품고 있었죠. 지금은 꿈을 이루는 과정이기에 순간순간 팬들에 감사드리죠.
(유빈) 각자 조금씩 느끼는 점은 다르겠지만 비슷할 것 같아요. 많은 가수들과 작업하면서 새롭게 배우는 과정이에요. 다른 시선으로 공연을 보면서 늘 배웠죠. 한국 활동을 접고 팬들에 대한 소중함도 다시 한 번 새롭게 느꼈죠. 늘 감사드리지만 오랜 기간 떨어져 있으면서도 저희를 이해해주신 팬들에 무한 감사드립니다.
(선예) 저희가 미국에 가게 된 것은 솔직히 급하게 결정해서 가게 된 것은 사실이에요. 지난 시간들이 어떠한 결과물을 낳을지 저희도 궁금하죠. 벌써 데뷔한지 5년이 됐어요. 그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앞으로도 어떠한 원더(Wonder)한 일들이 있을지 기대가 많이 되죠.
처음에 'R U Ready?'라고 티저를 띄운 것은 팬들에게 준비가 됐냐고 묻는 의미도 있지만 저희 스스로에게 묻는 말이기도 해요. 바쁘게 지내다 보면 놓치기 아쉬운 부분들이 있는데 지난 시간들이 회복의 시간들이 되었던 것 같아요. 내적으로도 많이 배울 수 있었어요.
(혜림) 원더걸스에 합류하게 되면서 미국진출을 하게 될 줄은 생각도 못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미국에 갈 때 마다 꿈이 점점 커지네요. 배움의 시간이었어요.
(소희) 어린 나이에 가수로 데뷔해서 공부할 시간도 없었고, 저도 부모님도 속상한 부분들이 늘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미국 현지에서 가수 활동을 물론이고, 영어 공부도 많이 할 수 있어서 기분 좋아요. 미국에서는 멤버들과 함께 지내면서 대화도 많이 하고 서로 의지도 되니 소중한 시간들이죠.
-빌보드 싱글 차트에 올랐다. 원더걸스의 어떤 점들이 통한 걸까요?
▶(유빈) 무대 마다 최선을 다하려고 마음가짐을 가져요. 그런 부분들을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해요. 음악으로 다가갈 땐 남녀노소 쉽게 즐길 수 있는 것도 저희 장점이 아닐까요.
-미국 활동과 더불어 국내 공백기가 생기면서 팬들에 대한 마음도 남다를 것 같다.
▶(선예) 저희가 있어야 할 곳이라기보다는 필요한 곳에 있어야 한다고 늘 생각해요. 그것이 존재감이라고 느껴요. 저희 컴백을 바라는 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할 수 있었죠. 티저 영상 기사에 리플들을 보면서 용기를 받았어요. '이런 것들이 비타민이구나'라고 생각하며 감사했죠.
-내년 상반기에는 미국 TV 드라마가 방영된다. 어땠나요?
▶(예은)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는 소희를 제외하고 저희 4명은 연기 경험이 처음이에요. 그래도 상당히 즐거운 분위기에서 촬영했고, 영어로 연기를 해야 해서 다소 어려움도 느꼈죠. 특히 슬랭, 은어 같은 것이 대사에 있는데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라서 한참을 헤맸어요. 저희 모두 토종 한국 발음들이 세서 고생 좀 했죠. 덕분에 발음 연습 많이 했어요.
-앞으로 미국에서의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선예) 미국 정규 앨범을 준비한지는 꽤 오래 됐죠. 준비 중에 받는 곡마다 유명 프로듀서들이 작업한 곡들이라 저희는 모든 노래들이 다 좋아요. 우선, 미국 활동은 한국에서 활동과 방향이 달라요. 한국은 음악방송을 먼저 하는데 미국에서는 음반 나온 뒤 라디오에서 방송, 그리고 투어를 돌면서 활동을 시작하게 되죠. 내년에는 이런 미국 시스템에 맞춰서 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 실제로 느끼는 인지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예은) 미국에서는 정말 수수한 모습으로 다니곤 하는데 많은 분들이 먼저 알아보고 인사해 주세요. 언젠가 뉴욕 도서관에 간 적이 있는데 흑인 여자분께서 알아보셔서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조나스 브라더스와 투어를 끝내고 느낀 반응 중 하나죠. 늘 기분 좋아요.
-국내 및 미국 활동에서 목표가 있다면?
▶(선예) 결과에 기대를 건다기 보다 하루하루에 열심히 집중할 생각이에요. 오늘이 곧 시작이고 끝이라고나 할까요. 언젠가 저희만 열심히 한다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라고 느꼈어요. 미국 활동 역시 저희가 꾸준히 즐기면서 하다 보면 좋은 경험들이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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