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도 한 달 후면 끝이 난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방송사의 가장 큰 연례행사인 시상식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연말 시상식인 가요, 연예, 연기 대상 시상식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연기대상. 특히 SBS는 올해 시청률 20%를 웃돌며 대중으로부터 큰 관심을 끈 드라마를 대거 배출해 대상 수상자를 가늠하기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상황이다.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상후보자를 짚어봤다.
◆ '무사 백동수' 최민수 전광렬
지난 10월 종영한 월화드라마 '무사 백동수'(극본 권순규 연출 이현직)은 최민수와 전광렬이라는 두 배우의 카리스마로 힘을 받았다. 비록 주인공은 지창욱 유승호 윤소이였으나 두 배우는 작품 전체에 무게감을 싣는 동시에 확고한 라이벌 구도를 형성해 드라마를 탄탄케 했다.
백동수의 스승이자 절정의 고수로 등장한 전광렬(김광택 역)은 백동수가 극복해야 할 최후의 고수인 최민수(천 역)와 극 전체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미 다수의 작품에서 독보적인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들은 극 중 역할과 완전히 일체됐다.
강력한 라이벌구도가 주는 긴장감으로 인해 극 중 비중이 늘어났을 정도. '백동수'가 아님에도 빛났던 이들이 강력한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문제는 둘 중 한 명을 선택하기가 어렵다는 점.
◆ '천일의 약속' 수애
김수현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30세 여성의 사랑과 삶, 그리고 그를 지켜보는 한 남자의 순애보를 다룬 '천일의 약속'(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에서 수애의 연기는 그 어느 때보다 이목을 집중시켰다. 길고 유려한 대사로 웬만큼 잘 하는 연기자가 아니면 소화하기 힘들다는 김수현 식 대사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이서연으로 분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라는 시련을 겪고 받아들이며 삶으로 승화시키는 모습에서부터 다른 여자가 있는 남자를 사랑하는 모습까지 고뇌와 번민을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했다. 작품 전반부까지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대화와 독백, 눈빛과 몸짓으로 모든 것을 토해냈다.
상대배우 김래원과 이미숙 김해숙 등 중견배우들의 연기 또한 뛰어났지만, 작품의 중심에 서는 인물이 수애이니만큼 그에게 포커스가 집중되고 있다.
◆ '뿌리깊은 나무' 한석규 장혁
대한민국 2011년 하반기 드라마의 뿌리를 흔든 드라마가 있다면 현재 방영 중인 SBS 수목드라마 '뿌리깊은 나무'(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장태유)일 것이다. 한글 창제에 얽힌 미스테리와 세종대왕을 위협하는 밀본의 존재를 밀도 있게 다룬 '뿌리깊은 나무'는 작품성과 대중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쥐었다.
특히 주로 스크린에서 활약한 배우 한석규가 16년 만에 복귀한 작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결과는 명불허전. 대중에게 다정한 멜로배우로 각인돼 있는 그는 서슴지 않고 욕을 내뱉으면서도 진정으로 백성을 보살필 줄 아는, 그러면서도 아버지 태종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세종대왕의 이면을 보여주며 시청자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KBS 2TV '추노'를 통해 명품 연기를 인정받은 장혁은 이번 작품에서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세종이 자신의 아버지를 죽였다고 믿는 장혁은 복수를 꿈꾸면서도 세종과 밀본 정기준 사이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강채윤으로 완벽해 분했다. '추노'의 장혁이 사랑을 찾기 위해 모든 걸 걸었다면, '뿌리깊은 나무'의 장혁은 인간적 연민과 복수에 대한 공분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로 보다 심도깊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 '보스를 지켜라' 최강희 지성
사극과 정통멜로 뿐 아니라 로맨틱 코미디의 활약이 그 어느 해보다 눈부셨던 한해였다. 지난 9월 종영한 SBS '보스를 지켜라'(극본 권기영 연출 손정현)는 새로운 캐릭터를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성은 완벽하고 까칠한 재벌남 대신 공황장애로 모성애를 자극하는 고집불통 차지헌 역을 맡았다. 극중 차지헌은 제대로 표현할 줄 모르고 자신을 컨트롤할 줄 모르지만 진심을 다한 사랑으로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가진 것 없지만 당당하고 소신이 넘치는 최강희는 88만원세대의 아픔이란 시대를 대변했다. 극중 노은설은 면접장에서도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아버지에게도 할 말은 하고, 심지어 그의 비리를 고발하기까지 하는 정의감 넘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은설은 완벽한 신데렐라 대신 자신의 힘으로 살아가려는 잔다르크를 택해 공감과 응원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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