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우 감독의 '연가시'가 관객들을 감염시켰다.
8일 영진위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5일 개봉한 '연가시'는 이날까지 누적 130여만명을 기록했다. 4일만에 100만명을 넘어 올해 개봉한 한국영화 중 최단 100만 돌파 기록을 세운 '범죄와의 전쟁'과 같은 기록을 세웠다.
'연가시'는 곤충에 기생해 물에 빠뜨려 죽게 만드는 기생충 연가시가 사람에 감염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영화. 김명민이 가족이 연가시에 감염되자 약을 찾아나서는 주인공을 맡았다.
개봉 당일 19만명을 동원, 그동안 박스오피스를 장악했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해 영화계를 놀라게 했다. '연가시'는 이틀 동안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가 7일 다시 1위를 내줬다.
하지만 객석 점유율을 따지면 실질적인 1위는 '연가시'다. '연가시'는 7일 751개 스크린에서 3713번 상영돼 45만 8178명을 동원했다. 같은 날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896개 스크린에서 4566번 상영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은 이날 46만 1063명을 동원했다.
'연가시'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보다 130여 스크린과 상영횟차가 800번 가량 차이가 나지만 관객수는 불과 3000여명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연가시'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보다 객석이 가득 찼다는 뜻이다.
'연가시'의 이 같은 흥행은 이변에 가깝다. '연가시'가 비록 인지도는 높지만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전면대결해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었기 때문.
'연가시'는 개봉 석 달 전부터 꾸준히 영화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하다가 지난달부터 줄곧 신작 영화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영화에 대한 관심도 관심이지만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몇 년 전부터 퍼진 연가시 괴담이 단단히 한 몫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영화에서처럼 연가시가 사람에게 감염된다는 괴담이 그럴듯하게 퍼져있다. 연가시 웹툰도 관심을 더한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선 '연가시'를 꼭 봐야할 영화라고 꼽을 만큼 선풍적인 인기다.
그럼에도 관객들은 '연가시'를 찾아 물 대신 극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연가시'의 이 같은 흥행에는 10대들과 20대 초반 여성들의 호응 덕이 크다. 그동안 공포영화에 굶주려 있던 10대들은 '연가시'를 공포영화로 받아들이고 있다. 20대 여성은 '연가시'가 한국형 재난블록버스터라는 점과 '연기본좌' 김명민에 점수를 줬다. 김명민의 아내로 출연한 문정희에 대한 호평도 상당하다. 가족신파가 뻔해도 여전히 감동적이란 반응도 많다.
'연가시'의 흥행으로 전체 박스오피스는 훌쩍 커졌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과 나란히 7,8일 이틀 동안 100만명을 동원해 전체 파이를 키웠다. '연가시' 흥행으로 투자배급사 CJ E&M은 모처럼 웃음꽃이 피웠다.
CJ E&M은 올해 잇따라 영화들이 흥행에 실패해 명가의 자존심을 구겼다. '연가시'도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그렇기에 '연가시' 깜짝 흥행은 CJ E&M의 올 여름 라인업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CJ E&M은 '연가시'를 시작으로 '500만불의 사나이' 'R2B:리턴투베이스'를 8월까지 포진했다.
'연가시'는 여러모로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괴물'과 닮았다. '괴물'이 한강에 괴물이 등장한다는 설정이라면 '연가시'는 한강에 시체가 떠오른다는 설정이다. 체육관에 감염된 사람들을 몰아 넣는다든지, 무능한 정부 대신 가족이 문제해결을 위해 나선다는 것 등 '연가시'와 '괴물'은 기시감을 나타낸다. 완성도에 차이는 있더라도 관객들은 '괴물'에 반응했듯이 '연가시'에 반응하고 있다.
'연가시'는 현재 추세라면 19일 올 여름 최고화제작 '다크나이트 라이즈' 개봉할 때까지 흥행가도를 달릴 것으로 보인다. 개봉 2주차에 200만명을 넘어 3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연 '연가시'가 얼마나 많은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 들일지, 올 여름 블록버스터 시즌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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