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퍼 무비(Caper Movie). 잘 알려진 대로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관객에게 쾌감을 선사하는 영화다. 조지 클루니의 '오션스 일레븐', 박신양의 '범죄의 재구성', 마크 월버그의 '이탈리안 잡', 조승우의 '타짜' 등이 국내외의 대표적인 케이퍼 무비다.
오는 25일 개봉하는 김윤석의 '도둑들'(감독 최동훈. 사진)도 와이어 액션이 창궐하는 후반부를 제외하면 이 케이퍼 무비 형식을 그대로 따랐다. 전체 도둑질을 진두지휘하는 '마카오박' 김윤석을 비롯해 '팹시' 김혜수, '뽀빠이' 이정재, '예니콜' 전지현, '첸' 임달화, '씹던껌' 김해숙, '앤드류' 오달수, '잠파노' 김수현 등 한국과 홍콩의 도둑 10명이 머리를 맞대 300억원짜리 다이아몬드를 턴다는 내용.
그러면 '범죄의 재구성'(2004년), '타짜'(2006년)에 이어지는 최동훈 감독의 케이퍼 무비 3부작 완결편인 이 영화에 적용될 수 있는 도둑놈들의 죄목은 무엇일까.(스포일러가 안되기 위해 최소한만 밝히자면 '도둑들'은 초반 에피타이저로 미술관 털기, 중반 메인 디쉬로 다이아몬드 털기 등 2개 범죄로 구성됐다.)
우선 전체적으로 10명이 떼거리로 범죄를 모의하고 실행했기 때문에 이들의 죄목에 '특수'가 붙는 건 상식이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야간에 문호 또는 장벽, 기타 건조물의 일부를 손괴하거나 ▶흉기를 휴대하거나 ▶2인 이상이 합동해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특수' 죄라 해 '단순' 죄보다 형량이 높아진다. 이는 절도, 강도, 손괴, 폭행, 주거침입 등에 모두 적용된다. '오션스 일레븐'부터 '도둑들'까지 기본 죄목은 '특수'인 셈이다.
이정재 전지현 김해숙 김수현이 힘을 모은 미술관 털기는 전형적인 특수절도 및 특수주거침입죄의 나쁜 예라 할 만하다. 대낮에 이뤄진 범죄이지만 2인 이상이 공모했기 때문에 특수절도죄다. '씹던껌' 김해숙은 미술관 출입카드 비밀번호를 취득, 범죄에 활용했기 때문에 사전자기록위작죄도 적용될 듯. '다행히'(?) 폭행 또는 협박이 없었으므로 특수강도죄나, 사람이 안 다쳤으므로 특수강도죄 적용은 힘들다. 그리고 이들 직업이 '도둑질'이라고 본인들 스스로 밝힌 만큼 이들 죄목에 '상습죄' 추가로 가중처벌은 필수다.
마카오 카지노까지 가서 저지른 이들의 다이아몬드 털기 과정에선 뇌란죄, 외환죄 등을 제외하고 대한민국 형법에 있는 죄목 대부분이 적용될 것 같다. 더욱이 총기까지 동원했으니 볼 장 다 봤다. 특수절도 및 특수강도, 특수주거침입은 물론 중상해죄, 상해치사죄, 폭행죄, 폭행치사죄, 강도상해죄, 장물취득죄, 재물손괴죄까지. 여기에 경찰 폭행(공무집행방해죄), 경찰에 체포됐다 도망(도주죄), 여권위조(공문서위조죄), 카지노 직원 협박 및 감금(협박 및 감금죄), 카지노 영업방해(업무방행죄) 등도 포함된다.
도둑질은 기본에 상습 강도질까지 갖춘 범죄자들이 이런 중차대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영화가 해피엔딩에 재미있기까지 하니 역시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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