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사단 vs '다크나이트'패밀리 선수 대진표③

[★리포트]

안이슬 기자  |  2012.07.24 07:00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도둑들' 스틸


지난 19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마지막 배트맨 '다크 나이트 라이즈'가 개봉했다. 영화 공개와 함께 개봉 4일 만에 243만 관객을 모은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개봉 전 쏟아졌던 기대가 거품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파죽지세로 흥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도 오는 25일은 긴장해야 할 듯하다. 올 여름 한국 영화 최대 기대작 '도둑들'의 개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전작에서 발굴한 배우들과 눈독들이던 새 인물들로 새로운 팀을 꾸린 두 감독의 신작, 놀란 패밀리와 최동훈 군단의 경쟁에서 누가 승기를 잡을까. 궁금증을 자아내는 두 영화의 대진표를 살펴보자.


◆크리스찬 베일 '배트맨' vs 김윤석 '마카오박'

브루스 웨인 역의 크리스찬 베일(왼쪽) 마카오박 역의 김윤석,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도둑들' 스틸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이 '다크 나이트'의 메가폰을 잡으며 새로운 공식이 생겼다. 이제 배트맨 하면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크리스찬 베일을 떠올리게 된다. 크리스찬 베일은 '배트맨 비긴즈' '프레스티지'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 총 4편의 영화로 놀란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 특히 강렬한 감정 변화를 연기하는 그를 보면 명불허전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놀란 패밀리에 크리스찬 베일이 있다면 최동훈 군단에는 김윤석이 있다. 감독의 첫 작품 '범죄의 재구성'에서 조연 이형사로 시작한 김윤석은 최동훈 감독과 함께 성장한 배우다. '타짜'의 아귀, '전우치'의 화담, '도둑들'의 마카오박까지 김윤석은 인상적이고 안정적인 연기로 제 몫을 다한다. '전우치'에서 경험했던 와이어 액션을 이번에는 정말 제대로 선보이는 '액션배우' 김윤석, 연기만큼이나 액션도 강렬하다.


◆놀란의 여인들 vs 최동훈의 여인들

미란다 테이트 역의 마리옹 꼬띠아르, 팹시 역의 김혜수, 예니콜 역의 전지현, 셀리나 카일 역의 앤 해서웨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도둑들' 스틸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새로운 캣우먼 앤 해서웨이와 '도둑들'의 전지현은 비슷한 구석이 많다. 둘 다 감독의 영화에 처음 출연했고 첫 호흡에서 굉장한 시너지를 보여줬다.

캣우먼 셀리나 카일 역의 앤 해서웨이는 샤를리즈 테론, 메간 폭스, 에바 그린, 나탈리 포트만 등 쟁쟁한 배우들을 제치고 오디션에 합격했다. 캣우먼의 트레이드 마크인 몸에 붙는 캣수트를 입고 배트포드에 올라 달리는 앤 해서웨이를 보면 캐스팅 미스라는 일각의 우려는 말끔히 사라질 것이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하는 캣우먼, 만만치 않다.

'도둑들'로 최동훈 감독 영화에 처음 출연한 전지현은 영화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캐릭터다. 건수가 생기면 어디라도 "예"하고 달려간다는 예니콜 역시 몸매가 드러나는 검은 옷을 즐겨 입는다. 무작정 섹시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뻔뻔하고, 괴상하기 까지 한 예니콜은 마치 '엽기적인 그녀'의 전지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에서 코브(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아내로 출연해 깊은 인상을 남겼던 마리옹 꼬띠아르가 '다크 나이트 라이즈'에서도 미모를 뽐낸다. 마리옹 꼬띠아르는 웨인 엔터프라이즈의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미모의 재력가이자 이사 미란다 테이트로 출연해 브루스 웨인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도둑들'의 김혜수도 마리옹 꼬띠아르 못지않은 매력을 선보인다. 최동훈 감독의 '타짜'에서 정마담을 연기해 매력적인 팜므파탈의 정석을 보여준 김혜수가 '도둑들'에서 어떤 금고도 열 수 있는 금고털이 도둑 팹시로 변신했다. 김혜수가 섹시하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도둑들'의 김혜수는 섹시함 뿐 아니라 현명함까지 가진 듯하다.

◆익숙한 얼굴 vs 뉴페이스

알프레드 역의 마이클 케인, 루시어스 폭스역의 모건 프짐 고든 역의 게리 올드만 (왼쪽부터)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스틸

배트맨에게 알프레드와 폭스, 형사 고든이 없다면 그가 고담시를 지킬 수 있었을까. 전편의 조력자들이 어김없이 돌아왔다. 웨인가를 지키는 알프레드 역의 마이클 케인, 기상천외한 무기들을 척척 내놓는 루시어스 폭스역의 모건 프리먼, 하비 덴트 죽음의 비밀을 알고 있는 짐 고든 역의 게리 올드만 등 배트맨 군단들은 여전하다.

'배트맨 비긴즈'에서 라스 알 굴, 닥터 크레인을 연기했던 리암 니슨과 킬리언 머피도 다시 등장한다. 출연진만 보면 '다크 나이트' 보다는 '배크맨 비긴즈'의 후속작 같은 느낌이다.

존 블레이크 역의 조셉 고든 레빗(왼쪽) 베인 역의 톰 하디,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 스틸

놀란 감독은 여기에 '인셉션'의 주연 배우들을 더했다. 고담시를 위협하는 악당 베인은 '인셉션'의 임스 역을 맡았던 톰 하디가, 배트맨을 동경하는 경찰 존 블레이크는 아서로 분했던 조셉 고든 레빗이 연기했다. 고통을 줄이기 위해 항상 거대한 호흡기를 달고 있는 베인으로 변신한 톰 하디를 보면 느끼한 변신 전문가 임스는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최동훈 감독은 '도둑들'의 빈자리를 새 얼굴로 채웠다. 최동훈 감독의 영화에는 응당 유해진과 백윤식이 출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이정재, 오달수, 김해숙에 러브콜을 보냈다. 이정재는 2%부족한 범죄 설계자 뽀빠이 역으로, 오달수는 소심한 총잡이 앤드류로 최동훈 군단에 합류했다.

뽀빠이 역의 이정재, 씹던껌 역의 김혜수, 잠파노 역의 김수현 (왼쪽부터) 영화 '도둑들' 스틸

국민 엄마 김해숙은 연기의 달인 씹던껌으로 출연해 진한 중년 로맨스를 선보인다. 2012년 최고의 신예 김수현도 '도둑들'에서 매력을 발산한다. 비록 분량은 적지만 연상녀 전지현만을 생각하는 순정남으로 존재감을 알린다.

두 감독의 필모그래피만큼이나 화려한 출연진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도둑들'. 최동훈 사단과 놀란 패밀리의 대결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두 영화의 경쟁은 여름 극장가 최대 화제작의 대결이자 한미 배우들의 자존심 싸움이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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