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그대' 민호 "연기, 첫술에 배부를수 없죠"(인터뷰)

최보란 기자  |  2012.10.01 09:00
샤이니 민호(최민호)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죠."

화려한 무대 위의 '한류돌' 샤이니에서 배우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 민호(본명 최민호, 21)를 햇살이 따사로운 가을날, 드라마 촬영장에서 마주했다.

민호의 첫 미니시리즈 주연작인 SBS 수목극 '아름다운 그대에게'(이하 '아그대')는 콘텐츠 제작에 뛰어든 SM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 SM C&C의 첫 작품으로, 한류 아이돌 출신 연기자가 대거 출연하며 방송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국내외 팬들의 지지와 업계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그대'는 기대치에 부흥하지 못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좀처럼 두 자릿수로 올라서지 않는 시청률 속에 드라마는 어느덧 종영을 앞두고 있다.

"당연히 시청률이 저조한 것은 아쉽죠. 제가 좀 더 노력해야 됐나 그런 생각도 많이 들고요. 그래도 '아그대'라는 작품을 하면서 느낀 만족은 100%예요. 강태준이라는 캐릭터를 만나 행복했어요. 저조한 부분은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준비를 해서 좋은 작품으로 찾아뵈면 되지 않을까요.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으니까.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어요."

비록 기록적인 측면에서는 만족할 수준이 아니었지만, '아그대'는 이른바 '발연기' 없는 드라마라는 평가를 받은 만큼 아이돌의 연기에 있어서는 많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민호 역시 '아그대'가 발굴한 보물 중 하나.

"첫 드라마 주연이고 미니시리즈, 또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던 연기를 시작하는 거라 준비도 열심히 했어요. 어떤 평가를 기대하기보다는, 발전하고 성숙해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던 것 같아요. 여전히 많이 부족한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강태준이라는 이미지 좋게 남기고 싶고, 또 계속 좋은 작품과 역할로 만나고 싶어요."

'아그대'에서 민호가 연기하는 태준은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상처로 감정을 감춘 차갑고 무뚝뚝한 캐릭터. 시크함이 물씬 풍기는 '차도남' 태준에 대해 민호는 자신의 실제 성격과는 많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여자분 들한테 최대한 매너 있게 하려고 하는 편이예요. 강태준이라는 캐릭터는 제가 봐도 까칠하고 예의 없어 보이는 차가운 캐릭터였죠. 성격과 반대의 캐릭터를 연기하다보니까 저도 모르게 융화되는 느낌도 들었어요. 그렇지만 제 모습으로 자신이 아닌 다른 성격을 표현하니까 신기하고 재밌기도 해요. 드라마 속에서는 높이뛰기 선수가 된 것 처럼 다른 캐릭터를 할 수 있는 게 재밌어요."

샤이니 민호(최민호)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특히 강태준 역할이 일반적인 고교생이 아닌 국가대표급 높이뛰기 선수라는 점에서 운동신경도 드라마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민호의 뛰어난 운동신경은 방송을 통해 익히 알려졌지만 부담이 없진 않았다고.

"배면뛰기라는 것은 처음 해봤는데 처음에 힘들어서 고생을 했어요. 나름 자신이 있었는데 생각보다 어려워서 애를 먹었죠. 100% 만족하진 않지만 다행히 선수 정도로 보일 정도로 뛸 수 있어 다행인 것 같아요. 시간이 좀 더 있었다면 하는 생각은 들었죠. 그래도 어떤 배우나 시간은 한정돼 있고, 그 안에서 어떻게 준비하고 활용하느냐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이번 드라마에서 무엇보다 시선을 집중시킨 것은 같은 소속사 출신의 설리와 로맨스. 남장 미소년 구재희(설리 분)와의 아슬아슬한 기숙사 생활과 남모르게 여자인 그녀를 보호해주는 태준의 모습이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드라마 속 알콩달콩한 로맨스가 펼쳐지지만, 실제로 두 사람은 워낙 잘 알던 사이라 로맨스 몰입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민호는 "워낙 어렸을 때부터 봐서 걱정을 했다. 워낙 친해서.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라고 고백했다.

"그래도 호흡을 한 발 한 발 맞춰보니까 점차 잘 맞더라고요. 오히려 친하니까 '이런 감정은 어떨까', '이렇게 표현하면 좋지 않을까'하면서 서로 얘기해 보고 시너지 효과가 난 것 같아요. 다정다감하게 표현되지 않았나요. 설리라서 오히려 더 자연스럽게 표현이 가능했어요"라며 동생이자 동료인 설리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런 민호에게 '높이뛰기가 힘들었나, 친한 동생 설리와의 로맨스가 힘들었나'라고 물으니, 그래도 역시 몸을 많이 써야하는 높이뛰기가 부담이 더 컸다고 고백했다.

"높이뛰기가 좀 더 힘들었죠. 아무래도 몸을 쓰는 장면이라서. 하루 종일 찍으면 뻗어 버려요. 감정 연기보다 몸을 쓰는 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설리와 감정신을 찍을 땐 두 시간 정도 소요를 하는데, 높이뛰기는 원하는 그림을 위해 한 신에 6시간 정도 찍거든요."

샤이니 민호(최민호)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극중 감정에 젖은 두 사람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한창 짓궂을 나이의 멤버들의 반응은 또 어땠을지. 멤버들도 잘 아는 두 사람의 로맨스에 대한 평가가 궁금했다.

"샤이니 멤버들이 '못 보겠다'고 하더라고요. 스킨십 장면 있던 날은 괜히 '어제 잘 봤다' 이런 식의 장난도 치고요. 그래도 꼬박 꼬박 챙겨봐 주고, 대사를 따라하기도 해요. 높이뛰기 가르쳐 달라고 하기도.(웃음) 종현 형은 가끔 저도 잊어버린 대사를 달달 암기해 읊어서 놀라기도 해요."

어릴 때부터 배우의 꿈이 있었다는 민호는 '아그대'를 통해 무대에서와는 또 다른 희열을 느꼈다고 전하며, 앞으로도 계속 연기자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일단 무대에 설 때는 보는 사람들의 즉각적인 반응이 있기 때문에 아무나 느낄수 없는 희열과 즐거움이 있죠. 연기를 하면서는 아무래도 무대에서 보다는 반응이 바로 바로 오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드라마를 하면서는 작품이 TV에 나올 때 고생했던 시간들이 생각나면서 희열이 느껴져요. 성취감이 크게 느껴지죠. 연기 부분은 이제 막 첫 발을 디딘 분야기 때문에 많이 알아가야 하고 서툰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둘 다 손꼽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매력이 있고 재밌어요."

이번 작품에서 높이뛰기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한 민호가 다음 작품에서 또 어떤 모습으로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이번에 고교생 역할을 했으니까 다음엔 나이에 맞는 역할, 새로운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이번에 높이뛰기를 배우면서 감독님이 '아무도 갖고 있지 않은 재능을 얻게 된다. 자부심을 갖고 촬영에 임면 좋을 거다'라고 말씀해주셔서 좋았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많은 경험을 통해 다양한 것을 배우고, 도움 될 수 있는 작품들을 하고 싶어요. 그래서 좋은 연기자로 인식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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