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시대를 배경으로 한 두 사극 드라마 '신의'와 '대풍수'가 비슷한 듯 다른 극 설정으로 인물들의 비교하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SBS의 평일 드라마를 책임지고 있는 두 드라마 '신의'(극본 송지나 연출 김종학)와 '대풍수'(극본 박상희 남선년 연출 이용석)는 기본적으로 고려 말기 공민왕이 즉위한 이후의 모습들을 역사적인 배경으로 하고 있다. 특히 두 드라마 모두 주인공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미지의 인물들이 등장하며 극의 전개에 힘을 더 실어주고 있다.
다만 '신의'와 '대풍수'는 각각 공민왕 즉위 직후와 고려 말,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 '신의'가 역사적 배경과 함께 판타지 요소를 접목시킨 데 반해 '대풍수'가 공민왕, 이성계, 이인임 등 실제 인물들의 이야기를 좀 더 중점적으로 풀어간다는 점 등 같은 고려시대임에도 두 드라마가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다.
그럼에도 '신의'와 '대풍수' 속 조연들이 펼쳐내는 극중 인물들 중에는 몇몇 비슷한 스타일의 모습을 가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공민왕 외에는 두 드라마에 나오는 역할 중에 같은 인물이 없음에도 말이다.
한편 지난 8월13일 첫 방송된 '신의'는 고려 무사 최영(이민호 분)과 현대의 유명 여의사 유은수(김희선 분)를 만나 고려시대에서 펼쳐지는 판타지 로맨스를 그리며 퓨전 사극으로서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오는 30일 종영을 앞두고 최영과 유은수가 얻게 될 결말이 어떻게 될 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또한 지난 10일 첫 방송된 '대풍수'는 자미원국이라는 천하의 명당을 둘러싼 각 등장인물 간의 피 튀기는 싸움이 본격 시작되며 극의 갈등을 점차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 '신의' 공민왕 vs '대풍수' 공민왕..권력의 허수아비 또는 개혁적 인물
분명 같은 공민왕이지만 느낌이 많이 다르다. 외모뿐만 아니라 두 인물이 각각 자신의 위치에서 행하는 모습들도 차이는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두 인물이 고려시대 속 다른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의'에서는 공민왕 초기 개혁을 이끄는 모습을, '대풍수'에서는 조선 왕조 건설과 맞물려 공민왕이 이른바 '레임덕'에 힘을 쓰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의'의 공민왕(류덕환 분)은 극중 주인공이기도 한 최영(이민호 분)과 현대 여의사 은수(김희선 분)를 아군으로 하며 스스로의 개혁 의지를 더욱 굳건히 했다. 여기서 실존 인물이 아닌 은수의 존재는 '신의'를 더욱 상상력 있는 사극으로 재탄생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비해 '대풍수'의 공민왕(류태준 분)은 그저 고려 사신의 눈치에도 쩔쩔 매는 허수아비와 같은 인물일 뿐이다. 오히려 자신을 해하려는 역모자들의 존재에 분노할 뿐이다. '대풍수'가 아직 극 초반임을 감안하더라도 공민왕의 개혁 의지를 바라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럼에도 공민왕이 처한 상황이 원나라의 '속국'으로서 강하지 않은 국력에 의해 함께 약해진 왕권의 한계를 절감하며 스스로의 개혁에 대한 추진력을 제대로 얻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신의'와 '대풍수' 안에서 공통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모습이다.
◆ '신의' 기철 vs '대풍수' 이인임.. 권력을 좇는 악인의 존재감이란
항상 사극에서 존재하는 악인은 모두 역모를 꾸미거나, 권력에 대한 욕심과 탐욕으로 가득 찬 존재다. '신의'의 기철(유오성 분)과 '대풍수'의 이인임(조민기 분)도 그렇다.
기철은 원나라에 간 여동생을 원나라 왕후로 만드는 등 국력이 약했던 고려 대신 원의 강한 권력을 받들었던 인물. 그는 공민왕을 밀어내고 원의 고려에 대한 압박을 더욱 높이기 위해 역시 역모를 꾸미려던 공민왕의 숙부 덕흥군(박윤재 분)과 함께 손을 잡고 정변을 일으키려는 음모를 세웠다. 기철은 이외에도 권력을 위해 은수를 이용하며 최영과 대립하며 악인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대풍수'의 이인임 또한 만만치 않은 인물이다. 이인임은 고려시대 문신 출신임에도 자신과 내연관계에 있는 수련개(오현경 분)의 계략에 솔깃하며 힘이 약해진 공민왕을 밀어내기 위한 술수를 모색해왔다. 그는 직접 왕족이기도 한 영지를 얻으려 하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인임의 이러한 노력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 '신의' 노국공주 vs '대풍수' 영지..비극적 운명의 여인
'신의'의 노국공주(박세영 분)와 '대풍수'의 영지(이진 분). 얼핏 공통점은 없어 보이지만 스스로 애절함과 아픔을 가졌다. 노국공주는 공민왕에, 영지는 동륜(최재웅 분)에 대해 항상 바라보지만, 못내 그러지 못하는 이들의 모습에 가슴아파하며 주위를 맴도는 성격의 인물이다.
이들에게 왕권 또는 왕족이라는 프리미엄이 전혀 의미를 가지지 않는다는 점도 비슷하다. 오히려 역모를 꾸미는 이들에 의해 이용당할 뿐이다.
극중 두 인물은 같지는 않지만, 환난 속에서도 때로는 단호하게, 때로는 강인한 모습으로 대처하며 위기를 넘기는 모습을 보였다. 노국공주는 공민왕의 연모의 정을 가진 여인으로서, 또는 정치적 파트너로서 함께 하고, 영지는 자미원국의 비밀을 알고 있는 동륜에 대한 사랑으로 그가 처한 위기를 함께 극복하려는 강인함도 보인다.
결국 이 두 여인은 각자 자신의 남자를 죽음이라는 비극적 운명으로 맞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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