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공효진(37)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러블리 한 배우다. 전형적인 미인형은 아니지만, 밝은 미소와 늘씬한 몸매, 매력적인 얼굴, 그리고 뛰어난 연기 실력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그의 성인 '공'에 '러블리'를 합친 '공블리'라는 수식어는 그녀에게 너무나 잘 어울린다. 최근 함께 영화를 촬영한 선배 배우 이병헌이나, 후배 안소희를 대하는 태도에서 솔직하고 담백하며, 애정 넘치는 공블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영화 '싱글라이더'(감독 이주영)로 돌아온 공효진을 만났다.
'싱글라이더'는 증권회사 지점장으로서 안정된 삶을 살아가던 한 가장이 부실 채권사건 이후 가족을 찾아 호주로 사라지면서 충격적인 비밀을 만나게 되는 감성 드라마다. 공효진은 '싱글라이더'에서 강재훈(이병헌 분)의 아내 수진 역할을 맡았다. 영화 자체가 강재훈의 심리를 따라가는 영화이다보니, 수진의 역할은 크지 않다. 앞서 출연한 영화 '미씽'에서 엄지원과 함께 영화를 이끌었던 공효진은 이번 영화에서 이병헌을 든든하게 받쳐준다.
-역할이 크지 않은데,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 일단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그때 이병헌 선배님도 스케줄이 빡빡했고, 나도 촬영 일정이 있었는데 그 스케줄이 앞당겨졌다. 그래서 마침 출연할 수 있었다. 보통 시나리오를 읽으면 '이 부분을 수정하면 좋겠다', 혹은 '여기만 바꾸면 되겠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싱글라이더'는 그런게 없었다. 마치 책을 읽듯이 완벽했다. 내 역할이 크지 않았지만, 일단 시나리오가 너무 좋았다. 사실 이 영화 속에서 내 역할은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 3위다. 배우가 3명(이병헌, 공효진, 안소희) 출연하는데 3위면 꼴찌다. 하하.
- 수진 역할은, 내면이 그려지지 않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대로만 해석된다. 아쉬운 면도 있을것 같은데, 캐릭터에 얼마나 공감했나.
▶ 사실 수진의 캐릭터에 100프로 공감하지 못했다. 재훈에게도 지나(안소희 분)에게도 완전히 공감했는데, 내 캐릭터에 가장 덜 공감했다.
-그렇게 캐릭터에 공감 못하면 힘들지 않았나?
▶ 이만큼 연기를 해 오다 보니, 캐릭터의 감정이 내 감정과 다를 때도 있더라. 그때 감독님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설득 당할 때도 있지만 100% 공감 못하면 애매하게 연기한다. 애매하다는 것이 나쁜 뜻은 아니다. 확연하게 A도 B도 아니지만 시청자와 관객에게 생각할거리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싱글라이더'에서 수진은 재훈을 더욱 쓸쓸하게 만드는 장비였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나의 쓰임새였기 때문에 내가 100% 공감하지 못하더라고, 대본을 보면서 충실하게 표현하도록 노력했다. 공감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영화는 모두가 하나의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내 것만 주장할 수는 없다. 나는 '내가 이해 할 수 없으니 못하겠어요'라고 주장하는 그런 배우는 아니다.
-함께 호흡 맞춘 안소희는 공효진 선배님이 잘 챙겨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이병헌이랑도 이번 영화로 첫 호흡을 맞췄다.
▶ 이병헌 선배님은 항상 부담이 있을 것 같다. 후배들이나, 처음 같이 연기하는 배우들 혹은 스태프들이 모두 이병헌 선배님의 연기를 인정하고, 그 연기를 기대한다. 촬영을 시작하면 '연기의 신 연기 시작했다' 이런 반응일 텐데, 본인이 생각했을 때 아쉬운 연기를 하면 얼마나 아쉬울까. '이 사람들이 실망했으면 어떻게 하나' 이런 무게가 부담스러울 것 같다. 사실 함께 촬영할 때 나도 막 괜히 실제로 연기 하는 모습을 봐야 하나 모니터로 봐야되나 고민했다.
-실제로 만난 이병헌은 어땠나. 평소에 생각했던 것과 비슷했나?
▶(이병헌) 선배님은 내 예상과 달랐다. 나는 이병헌 선배님이 본인 고집이 강하고 뭔가를 완벽하게 정리해 올 줄 알았다. 하지만 적당히 타협 하는 편이었다. 감독님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맞추고 변주하는 배우였다. 그냥 막연하게 이병헌이라는 배우는 뭔가 자신이 준비해 온 정확한 그림이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다시 해볼게요' 하면서 다른 것을 바꿨다. 또 현장에서 날카롭고 예민할 줄 알았는데 재밌고 유쾌했다. 제한 된 상황들에 참 잘 유하게 맞췄다. 친절하셨다.
-지난해 개봉한 '미씽'에 이어 이번 작품도 여성 감독의 작품이다. 벌써 다섯편 째 여성 감독과 작업하는데 남성 감독과 차이점이 있나.
▶ 음, 솔직히 여자 감독님들은 잘 삐진다. 물론 잘 삐지는 남자 감독님도 있지만, 여자들이 더 잘 삐진다. 또 여성 감독님은 섬세하다. 그래서 좀 더 조심스럽기도 하다. 여자가 여자 대하는게 원래 더 어렵다. 그래서 고충도 있지만 '아'라고 하면 더 쉽게 '아' 하는게 이해가 되기도 한다. 또 다른 점이 있다면 남자 감독님들은 여자 캐릭터의 미세한 감정을 여배우에게 맡긴다. 하지만 여성 감독님과는 여성 캐릭터의 감정에 대해 합의를 해야 한다. 그래서 설득시키기 위해 더 많은 답을 찾아야 된다. 그 과정에서 더 예리하고 섬세한 감정이 찍히는 것 같다.
-'싱글라이더'는 비밀이 많은 영화다. 개봉 전부터 '충격 반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 지난해 '미씽'도 그렇고 '싱글라이더'도 요즘 내가 찍은 영화들이 다 비밀이 많다. 그런데 지난해에는 관객들이 비밀을 지켜줬는데 이번에는 안 지켜주는 것 같다. 요즘 스포와의 전쟁이다. 이 영화를 보고 빨리 비밀을 찾으면 의심이 많은 사람이고, 나중에 찾는 사람은 의심이 없는 사람이다. 스포를 알아도 한 남자의 감정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으니 꼭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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