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재 "'세젤예' 결말? 새드 엔딩 아냐"[★FULL인터뷰]

이건희 기자  |  2019.09.23 11:00
이원재./사진=이동훈 기자


'철부지 남편'을 완벽하게 소화해 낸 배우가 있다. 바로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 출연한 배우 이원재(41) 이야기다.

이원재는 지난 22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에서 박선자(김해숙 분)의 첫째 딸 강미선(유선 분)의 남편 정진수 역을 맡았다.

정진수는 홀로 육아에 지친 강미선의 고충을 애써 외면하며 자신의 자유를 꿈꾸는 철부지 남편이다. 하지만 딸 정다빈(주예림 분)에게는 한 없이 다정한 아빠다. 정진수는 가끔씩 사고를 치며 장모 박선자의 미움을 받기도 했으나, 그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는 뜨거운 눈물을 흘리며, 자신만의 유쾌한 방식으로 위로를 건넸다.

'워킹맘'들에게 미움을 받을 정도로 '철부지 남편'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이원재. 4년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와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뽐낸 이원재를 스타뉴스가 만났다.

이원재./사진=이동훈 기자


-'세젤예' 정진수 캐릭터는 딸 바보다. 아들이 있는 걸로 아는데, 평소에는 어떤 아빠인가

▶많이 놀아주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떤 면에서는 정진수와 비슷한 육아에 소홀한 아버지인 것 같다.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세젤예' 정진수와 달리 실제로는 어떤 남편인가.

▶철부지인 것은 정진수와 똑같은 것 같다. 그래도 정진수는 어설픈 애교와 친근감이 있지만, 제 일상 생활은 무뚝뚝한 아빠, 무뚝뚝한 남편인 것 같다.

-철부지 남편, 아빠라는 평에 대한 부담은 없었나.

▶워킹맘으로 일을 하시고 있는 많은 분들에게 별로 안 좋은 남편 모습으로 보이다보니, 그런 부분에 대해서 '철딱서니 없는 X', '왜 사냐' 등 정감있는 욕을 먹었다.

-정진수 캐릭터와 얼마나 닮았다고 생각하는가.

▶성격보다는 처한 환경이 비슷한 것 같다. 저는 5살의 아들을 키우고 있고, 극중 정진수는 6살 딸을 키우는 입장이다. 저 역시 현실에서 아내가 일을 하고 있다. 저도 정진수처럼 늘 자기만의 시간을 꿈꾸지만 취미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이 아니다.

-드라마에는 4년만의 복귀였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일부러 드라마를 거부했다기 보다는, 연극 무대에서 꾸준히 연기 활동을 병행했다.

-정진수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특별히 노력한 것이 있다면.

▶특별하게 노력한 것은 없었고, 주어진 상황에 대해서 최대한 충실하려고 했던 것 같다. 작가님이 대본을 써주시고, 감독님이 이야기를 해주시면 '정진수라면 왜 이럴까'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했고, 유선 누나와 딸로 나온 (주)예림이와 가족처럼 보이고 싶었다.

-유선과의 호흡은 어땟나.

▶유선 누나를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굉장히 좋은 배우랑 연기할 수 있어서 편했다. 유선 누나와 호흡은 100점이다. 유선 누나가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웃음)

-극 중 김해숙, 박정수 중 내 장모라면 어떤 분이 더 좋을 것 같나.

▶극 중에 김해숙 선배님은 저희 어머니 같으시고, 극중 박정수 선배님이 저희 장모님 같은 성격이다. 그런 느낌이 되게 강했던 것 같다. 김혜숙 선배님은 전통적인 어머니, 박정수 선배님은 도시적인 어머니지만,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은 다 똑같은 것 같아 순위를 매기긴 힘들다.(웃음)

-정진수는 그야말로 개과천선 캐릭터다.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특별히 어려운 점은 없었다. 장난기 많던 진수도 와이프가 힘들고, 장모님이 아프면 슬퍼하며 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본인 생각에 '세젤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장모님 병원에 찾아가 시장 상인들과 함께 고스톱을 칠 때였다. 진수가 비록 부족한 사위일지는 몰라도 장모님을 아끼고 좋아했다는 면이 설명됐다 그런 모습이 가족인 것 같다. 그야말로 진수다운 위로였다.

이원재./사진=이동훈 기자


-오랜만의 방송 복귀라 주위 반응이 남달랐을 것 같다.

▶가족들이 정말 좋아했다. 저희 아들이 5살인데 연극을 할 때에는 극장에 나이 제한으로 들어오지 못해 아버지가 연기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다. 이번 기회로 아들이 아빠가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알게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인 것 같다.

-'세젤예'에서 김해숙의 치료를 포기한데 대해 대중의 여론이 엇갈렸다. 이에 대한 생각은.

▶저는 김해숙씨의 치료를 취소한 것에 대해 새드엔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당장 이별한다는 것은 슬프지만, 언젠가는 헤어져야한다는 것이 당연하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떠나셨지만, 남은 사람들은 힘차게 살아갈 것이기 때문에 어찌보면 해피엔딩일수도 있다.

-'세젤예' 결말에 대한 본인의 생각은?

▶'살아계실 때 잘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나중이 아닌 바로 지금 부모님께 연락하고 더 잘해야 겠다.

-'세젤예'는 본인에게 어떤 드라마인가.

▶오랜 연기 기간 동안 대중들이 가장 많은 관심을 가져준 작품이다. 또한 제 스스로가 앞으로를 기대하게 만들어줬다.

- 앞으로 어떤 배우를 꿈꾸나.

▶자연스럽게 신구, 이순재 선배님처럼 같이 연기하고 싶다. 점점 더 가치가 상승하며 장수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배우 외에 다른 직업을 갖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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