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덤을 산업화한 팬더스트리(FAN+INDUSTRY) 기업 디어유가 첫 IPO 수순을 밟으면서 팬 커뮤니티 플랫폼의 공식적인 시장 평가가 처음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디어유는 흥행의 첫 관문인 수요예측에서 호평을 받았다. 국내외 기관투자사 1763곳의 러브콜을 받으며 2001 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고 공모가는 희망 공모가 상단 2만4000원을 초과하는 2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5244억원. 1~2일 이틀간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주 청약을 받고 오는 10일 상장할 예정이다.
◆아티스트와 1:1 소통 매력
디어유의 최대주주는 에스엠의 100% 자회사 에스엠스튜디오스이고 지난 6월 JYP도 2대주주로 합류했다. 디어유의 팬 메신저 버블에는 에스엠, JYP 등 22개사 소속 아티스트가 대부분 참여하고 있다. 엑소, 레드벨벳, 에스파, 트와이스, 스트레이키즈, 니쥬 등 205명이다.(2021년 9월 기준)
버블의 장점은 팬과 아티스트의 1:1 소통을 가능케하는 프라이빗 메시지 서비스. 아티스트가 작성한 메시지는 모든 팬에게 단체 발송되지만 자체 솔루션을 통해 각각의 대화창에 팬 이름이 메시지 안에 추가된다. 김춘수 시인의 '꽃' 중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는 구절이 연상되는 대목이다.
2019년 매출액 19억원에 불과했던 디어유는 지난해 2월 버블을 런칭한 이후 130억원, 올해 상반기 180억원 등 폭발적으로 성장 중이다. 주 수익원은 월 구독료, 구독자수는 지난 8월 현재 120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해외 구독자 비중이 71%를 차지한다.
◆ 메신저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디어유는 상장 후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내년 1분기 구독자의 개인 프로필 화면에 메타버스 공간인 '마이홈'과 개인 아바타를 공개하며 가상세계로 첫발을 내딛을 예정이다. 이수만 에스엠 총괄프로듀서는 지난 7월 세계문화산업포럼 기조연설에서 아티스트의 고유 콘텐츠를 팬들이 재창조하고 소비하는 '프로슈머'를 강조했다. 아티스트와 팬 그리고 고유 콘텐츠와 재창조된 콘텐츠가 3차원 가상세계에서 함께 호흡하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이 프로듀서의 야심찬 포부를 현실화하는 플랫폼이 디어유다. 전통적인 앨범 판매와 콘서트 수익을 위해 팬서비스를 하거나 팬클럽을 지원 발전시키는 수준은 이제 옛말이고 '덕질'을 이용해 수익만 올리자는 차원도 아니다.
◆ 메신저에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문제는 메타버스의 큰 그림을 구체적으로 그려나갈 디어유의 IT 역량이다.
디어유의 최근 투자설명서에서 특허권(출원 포함)과 개발 인원 현황을 보면, AI 등 신기술 관련 특허는 전무하고 임직원 61명 중 기획 및 개발자는 기존 메신저 서비스를 유지 및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인원 수준에 불과하다.
상장 후 디어유는 △ 메타버스 플랫폼을 위한 개발자 증원 △ 해외 슈퍼스타 영입 △ 디지털 스토어 오픈 △ 라이브 기능 등에 공모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지만, 업계에서는 경쟁사 서비스인 하이브의 위버스나 엔씨소프의 유니버스 뒤를 따라가는 전략에 불과하다는 평이 주를 이룬다.
"팬들의 몰입도와 충성도라는 점에서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메타버스는 찰떡궁합이다"라고 밝힌 한 AI 기획자는 디어유의 미래에 대하여 "아티스트 IP는 매력적이고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기대하면서도 "AI· 블록체인· VR 등 첨단 기술력을 가진 외부 파트너의 힘을 빌릴 때, 내부 메타버스 기획 및 설계 역량은 필수조건이다. 그래야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우려 섞인 조언을 하고 있다.
홍덕기 객원기자 beaba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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