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로 다시 입증했다. 이쯤 되면 배우 김수현의 완벽한 귀환이라고 불러도 될 것 같다.
과거 '김수현 신드롬'이 대한민국을 들썩이던 때가 2차례나 있었다. 2012년 3월과 2014년 3월이었다.
먼저 2012년. 1년 전 KBS 2TV '드림하이'로 역시 스타성을 뽐내며 라이징 연기자로 박차를 가하던 시점에 마주했던 MBC 대히트 사극 '해를 품은 달'은 모든 대한민국 여성들로 하여금 '수훤앓이'에 푹 빠지게 했던 작품이었다.
당시 24세였던 김수현의 풋풋하면서도 뭔가 보이는 빈틈, 그리고 불현듯 드리워지는 카리스마까지. 진수완 작가가 붙여준 '종합선물세트'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남자와 소년 사이의 그 묘한 매력은 가히 엄청났다.
'해를 품은 달'과 함께 김수현은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이미 배우 활동이 아닌, CF로만 50억원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농담 아닌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였다. 정작 캐스팅 제의를 받고 김도훈 PD를 향해 "이 인물을 사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자신만만하게 말하고 나서 촬영을 하면서 "연기자로서 에너지는 아직 부족하다"며 스스로 좌절하고 막막했다고 털어놓는 솔직함도 드러냈다. 일약 스타덤에 갑자기 올랐던 남자 배우가 짊어져야 할 무게감이었을 것이다.
"이번에는 처음 도전하는 사극이었고, 이렇게 분량이 많은 게 처음이었고,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도 지쳐 있었어요. 추운데다 밤낮으로 촬영을 하니까 배고프고 춥고 졸리고 하는 문제들이 있잖아요. 그건 저만 하는 게 아니고 100명 넘는 분들이 다같이 하고 있는 건데, 사람들이 같이 고생하고 그러면 가까워지고 편해지고 그러고요. 별 거 아니지만 수다떨고 장난치고 그런 시간들이 유일한 휴식이었달까, 충전이었달까 그런 느낌이었어요. 어느새 힘이 올라와 있고, 또 그 에너지가 스태프에게 전달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봐요. '연기를 발라', 이건 그 표현이 맞다고 생각을 했어요. 처음부터 지금 '해를 품은 달'을 할 때까지. 상대 배우들과 호흡을 나눠야 하잖아요. 저는 제 호흡을, 에너지를 계속 분사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모든 배우들이 그 호흡이 발라지는 데 대한 반응을 하고 있다고. 때리거나 찌르는 게 아니라 넓은 면적에 자연스럽게 발라지고, 또 그것이 겹겹이 쌓여가는 느낌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재림이형한테 그랬죠. '발라~'(웃음)" (2012년 '해를 품은 달' 종영 인터뷰)
그리고 2014년. 전지현과의 특급 만남으로도 유명했던 전설의 SBS '별에서 온 그대'를 빼놓을 수가 없다. 국내는 물론 중국 시장마저 뒤흔든 도민준 씨의 존재감은 천송이 말마따나 어마무시함 그 자체였다.
400년 전 지구로 건너온 초능력자라는, 말도 안되고 있을 수도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스스로가 오글거렸던 적이 많았다고 회상한 김수현의 모습이 떠올려진다. 그럼에도 장태유 PD와 전지현과의 호흡을 통해 흥행을 조금이나마 기대했고, 결국 상상 그 이상의 대박이 터진 '별에서 온 그대'로 김수현은 자신의 스타로서 커리어에 모두 정점을 찍었다.
"올해는 정말 믿기지 않는 꿈같은 한 해였어요. 국내를 넘어 바다 건너에서도 너무나도 큰 사랑을 받았어요.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거예요. '별그대' 같은 작품을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제게는 참 행운이었어요. 제가 그동안 출연했던 작품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너무 행복하고 감사하지만, 배우로서 이런 행보에 대한 두려움과 부담감도 존재하죠. 제게는 아직 배우고 도전해야 하는 시간이 많이 필요해요. 물론 좋은 작품과 매력적인 캐릭터에 대한 욕심과 배움에 대한 열정은 꼭 놓지 않으려고 해요."(2014 코리아드라마어워즈 대상 수상 스타뉴스 독점 인터뷰)
김수현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가 3년 차 부부가 돼 아찔한 위기를 딛고 기적처럼 다시 사랑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으로 3년 만에 드라마 컴백을 알리고 성공적인 흥행을 이끌고 있다.
"군대라도 간 것처럼 (공백기를) 가지려고 가진 것은 아니고 열심히 작품을 찾고 있었다가 '눈물의 여왕'을 만나게 됐습니다. 부부 역할을 해본 게 이번이 처음이었고, 김수현식 처가살이를 경험해보고 표현해보고 싶었고 캐릭터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매력들이 있습니다. 섬세함이라든지, 스마트함이라든지, 그 안에 지질함이라든지 그런걸 재밌게 버무려서 울리고 웃기고 해보고 싶었어요. 3년 차 부부인데도 어딘가 불꽃이 있는 상태, 설렘이 아직 사라지지 않은 상태를 표현하는 게 어려웠죠. 이미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은 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같이 설렘을 공유하는 포인트들을 감독님께서 많이 고민해 주셨어요. 연기 활동을 하면서 배우로서 소화했던 캐릭터의 매력이나 이미지의 색깔에 묻혀가면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지은 작가님이 써주시는 캐릭터의 색깔을 소화하면서 내가 더 매력적인 사람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2024년 '눈물의 여왕' 제작발표회)
박지은 작가와의 3번째 만남을 통해 김수현은 다시금 로맨틱 코미디 주연배우로서 매력을 멋지게 발휘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김수현은 다정하면서도 그윽한 눈빛으로 몰입도를 높이고 이혼, 시한부 등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설정 안에서도 충분히 캐릭터를 소화하고 존재감을 뽐낼 수 있음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성적이 이 신드롬의 귀환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7일 방송된 '눈물의 여왕' 10회는 닐슨코리아(유료가구 기준) 전국 시청률 19.0%, 수도권 20.9%를 찍었다. 이 수치로 '눈물의 여왕'은 '슈룹'(16.9%, 2022), '일타 스캔들'(17.0%, 2023), '철인왕후'(17.4%, 2020), '미스터 션샤인'(18.1%, 2018), '응답하라 1988'(18.8%, 2015)을 제친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사랑의 불시착'(21.7%, 2019), 2위는 '도깨비'(20.5%, 2016)다. 아직 6회나 남아있기에 1위 등극도 가능하다.
'눈물의 여왕'과 함께 '김수현 신드롬'의 3번째 정점은 어떻게 완성될 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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