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 분장팀장→女검객 변신, 조은혜 패럴림픽 펜싱 '값진 4위'

신화섭 기자  |  2024.09.05 12:51
패럴림픽 펜싱 대표 조은혜가 4일(현지시간)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조은혜(왼쪽)가 4일(현지시간) 펜싱 플뢰레 경기에서 공격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영화계를 누비번 분장팀장이 생애 첫 패럴림픽 무대에 섰다. 비록 메달은 아쉽게 놓쳤지만 불굴의 의지는 영화 못지 않은 감동을 남겼다.

조은혜(39·부루벨코리아)가 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휠체어 펜싱 플뢰레 B 동메달 결정전에서 이탈리아의 베아트리체 비오에게 2-15로 패해 4위를 기록했다. 비오는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 패럴림픽 개인전에서 연속 금메달을 따낸 세계 최정상급 선수다.

2017년 낙상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기 전 조은혜는 배우들의 분장을 책임지는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했다. 영화 '범죄도시'에서 분장팀장을 맡았고 '은밀하게 위대하게', '굿바이 싱글' 등의 영화에도 참여했다.

사고 후 재활 병원에서 우연히 TV 뉴스를 통해 휠체어펜싱 장면을 본 조은혜는 협회에 직접 전화를 걸어 선수의 길로 들어섰다. 뉴스1에 따르면 이번 파리 패럴림픽 개막 직전에는 '범죄도시'에 출연했던 배우 진선규가 개인 SNS를 통해 조은혜를 응원하기도 했다.

조은혜. /사진=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이날 조은혜는 16강전에서 홍콩의 충웬핑에 10-15로 패한 뒤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 결정전까지 진출하는 투혼을 보여줬다. 패자부활전 2~4라운드에서 퉁느가팅(홍콩)과 나다이아 돌로흐(우크라이나), 사쿠라이 안리(일본)를 연달아 꺾었다.

조은혜는 5일 플뢰레 단체와 6일 주종목 에페에서 다시 메달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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