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가영은 10일 경기도 고양 킨텍스 PBA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NH농협카드 PBA-LPBA 챔피언십 LPBA 결승전에서 김민영(우리금융캐피탈)을 풀세트 접전 끝에 4-3(4-11, 7-11, 11-0, 2-11, 11-2, 11-8, 9-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김가영은 지난 10월 휴온스 LPBA 챔피언십에서 프로당구 최초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한 지 2주 만에 그 기록을 11번째로 스스로 갈아치웠다.
아울러 김가영은 이미래(하이원리조트)가 달성했던 LPBA 3연속 우승을 넘어 LPBA 최초 4연속 우승(3차 투어~6차 투어)을 달성했고 결승전 승리로 24연승을 달성하며 PBA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의 23연승을 넘어 PBA-LPBA 통산 최다 연승의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우승 상금 4000만원을 추가한 그는 LPBA 최초 누적 상금 5억원(5억 180만원)하는 쾌거를 썼다.
대역전 드라마였다. 결승전 초반은 완전히 김민영의 페이스였다. 1세트를 7이닝 만에 내줬고 2세트마저도 잡히며 4회 연속 우승은 물거품이 되는 듯 했다.
3세트 들어 김민영이 헤맨 사이 11-0으로 만회했지만 4세트를 다시 2-11로 내주고 세트스코어 1-3으로 몰렸다.
김가영의 집중력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5세트부터 초반부터 리드를 잡은 김가영은 7이닝 만에 승부를 결정지었고 6세트에서도 접전 끝에 11-8로 이겼다. 결국 최종 7세트 대결이 성사됐다. 결국 분위기는 김가영에게로 왔고 김민영에게 먼저 3점을 내주고도 5득점 하이런에 이어 4이닝째 3점을 더해 8-3으로 챔피언 포인트만 남겨둔 김가영은 김민영에게 더 이상 기회를 주지 않고 5이닝에서 승부를 끝냈다.
괜한 말이 아니다. 벼랑 끝까지 몰렸던 김가영이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김가영은 "경기 중반부까지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를 찾았다. 경직됐을 때나 경기가 잘 안 풀릴 때 굳는다. 스트로크도 평소와 달리 둔탁해진다. 이런 생각을 하면 안 되는데 '왜 결승전만 되면 이럴까'하고 생각했다"며 "그러면서 조금 더 흔들렸다. 그런 생각을 털어버리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여제의 가장 무서운 점은 좀처럼 만족할 줄 모르고 누구보다 많은 연습량을 가져간다는 것이다. 프로당구의 역사를 줄줄이 갈아치우고도 "(고칠 게) 정말 많다. 매 경기 고칠 점을 느낀다"며 "결승전에서 유난히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부터 냉정하게 파악해야 한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결승전에 임하는지 분석하겠다. 실력 부족인 것인지, 결승전에 심리적으로 문제를 보이는 건지 확인해야 한다. 또 스트로크, 테이블 파악 등 아쉬운 점은 늘 많다"고 전했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운 김가영은 정작 "기록에 관해서는 정말 별 생각 없다. 나도 내가 어떻게 기록을 세우는지 모르겠다. 좋은 기록을 내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며 "많은 선수, 많은 사람이 열심히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노력에 비례한 보상을 얻지는 못한다. 내 운이 다소 좋은 것 같다. 나는 당구 실력을 더 늘리고 싶다. 더 늘릴 것이다. 지금 실력이 내 당구의 끝은 아니다. 몇 번 우승하고, 몇 연승을 하는지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말했다.
목표는 역시나 실력을 끌어올리는 것에만 맞춰져 있다. 김가영은 "경기력에 관한 목표를 세운다. 2024~2025시즌에 애버리지를 높이겠다고 다짐하고 나섰다"며 "애버리지 1.3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크게 못 미친다. 애버리지 1.3이 정말 쉬운 게 아니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동시에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라고 느낀다. 이번 시즌 안에 목표 애버리지를 달성하고 싶다"고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프로당구 출범투어(파나소닉 오픈)부터 LPBA 무대에서 꾸준히 활약한 김민영은 프로 데뷔 후 5년만에 첫 결승 무대에 올랐지만,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한 경기 최고 애버리지를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웰컴톱랭킹'(상금 200만원)은 64강에서 애버리지 1.923을 기록한 스롱 피아비(캄보디아·우리금융캐피탈)이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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