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드시 잡았어야 했던 경기를 놓친 대가는 너무나도 컸다. 한국 야구가 10년 넘게 '복병'에 당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한국에 있어 만만한 팀은 없다.
류중일(61)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7일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슈퍼 라운드 진출 실패가 확정됐다.
한국은 이날 경기가 없었다. 하지만 대만 타이베이시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B조 조별예선에서 일본이 쿠바를 상대로 7-6으로 역전승을 거뒀고, 대만 역시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호주와 경기에서 11-3으로 승리했다.
이렇게 되면서 B조는 17일 현재 일본이 4승 무패로 1위, 대만이 3승 1패로 2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은 2승 2패로 3위에 위치했는데, 일본과는 동률이 될 수 없고 대만과는 18일 결과에 따라 3승 2패 동률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승자승 원칙에 따라 대만에 패배한 한국은 남은 결과와 상관 없이 밀리게 됐다.
참담한 결과다. 2015년 시작돼 3회째를 맞이한 프리미어12 대회에서 처음으로 조별리그 탈락을 경험했다. 한국은 프리미어12 초대 우승팀이었다. 2015년 미국을 꺾고 첫 정상에 섰고 2019년에는 일본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5년 만에 열린 대회에사 정상 탈환에 나섰으나, 이번에는 '예선 탈락'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당연히 모든 패배가 아쉽지만, 특히 대만과 1차전(13일)을 진 것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이날 한국은 선발 고영표가 1회를 깔끔히 막았으나 2회 들어 천천웨이에게 만루홈런, 천제시엔에게 2점 홈런을 맞아 0-6으로 스코어가 벌어졌다. 4회 2점을 올린 후 7회 나승엽의 대타 홈런이 터졌으나 결국 3-6으로 졌다.
류중일 감독 역시 대만전을 가장 아쉬운 경기로 꼽았다. 그는 "일단 이겨야 할 팀을 못 이겼다. 대만전을 이겨야 되는데 지면서 꼬였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도 마찬가지고 이겨야 할 팀에 져버리니까 못 올라가는 거다"고 밝혔다.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한국은 매번 승리가 예상된 상대에 패배하는 일이 잦았다. 2013 WBC에서는 첫 경기 네덜란드전을 0-5로 졌다.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10-0으로 승리했던 팀이었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 선수 합류가 가능했던 WBC에서는 제대로 눌렸다. 결국 한국은 WBC에서 처음으로 예선 통과에 실패했다.
이어 2017년 WBC에서는 역시 첫 게임이었던 이스라엘에 연장 10회 승부 끝에 1-2로 패배했다. 김태균-이대호의 중심타선이 터지지 않았고, 그러면서 도망갈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후 네덜란드에 다시 0-5로 지면서 한국은 두 대회 연속 2라운드 진출이 무산됐다.
여기에 지난해 대회에서는 호주에게도 7-8로 무너졌다. 호주를 상대로 이전까지 프로 참가 국제대회에서 8연승을 질주하고 있었지만, 7회와 8회 각각 3점 홈런을 맞으면서 허무하게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결국 이 경기가 발목을 잡아 한국은 또다시 1라운드에서 떨어졌다.
류 감독은 이 대회들을 언급하면서 "결국 그런 경기를 잡히니까 올라가지 못한 거다"며 "(이번 대회도) 이겨야 할 팀한테 져서 못 올라갔다. 쉬운 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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