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린 뒤 8건의 계약이 성사됐다. 그러나 지난 11일 장현식이 LG와 4년 총액 52억원에 계약을 맺은 뒤 일주일 동안 시장은 멈춰섰다. 핵심 선수들이 대부분 자리를 찾아갔다고도 풀이할 수 있다.
여전히 삼성은 불펜 보강이 간절하다. 외부 FA로 각 팀의 클로저로 활약한 김재윤과 임창민을 영입하며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으로 등극했던 삼성의 행보에 시장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역전패 38회로 이 부문 1위의 불명예를 떠안았던 삼성은 김재윤(34·4년 58억원)과 임창민(39·2년 8억원)에만 66억원, 오승환(39)을 붙잡으며 22억원(2년), 김대우에 4억원(2년)을 쓰며 불펜 강화에만 총 92억원을 투자했다.
다만 결과는 기대를 밑돌았다. 시즌 초반 마무리 3명으로 구성된 삼성의 뒷문은 탄탄했고 결과적으로 오승환은 세이브 2위(27), 임창민은 홀드 2위(28), 김재윤은 홀드 4위(25)에 11세이브까지 수확했지만 평균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WHIP), 피안타율만 봐도 삼성이 시즌 내내 느낀 불안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역전패는 지난해보다 줄어든 31패였지만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은 0.853(64승 11패)로 최하위였다. 시즌 초 삼성의 7회 이후는 걱정할 게 없을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가을야구에서도 불안한 뒷문은 결국 뼈아픈 결과로 이어졌고 준우승 직후 박진만 감독은 "젊은 선수들이 올해 활약을 해서 신구 조화가 잘 이뤄져 좋은 성과를 냈다"면서도 "작년에도 그랬지만 불펜 쪽에 보완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1년을 치르면서 장기레이스에선 불펜 쪽에 안정감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느껴졌다. 선발진은 잘 꾸려가면서 활약을 해줬는데 불펜진을 재정비해서 내년에도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은 스토브리그 개장 후 적극적으로 불펜 보강을 위해 뛰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상황은 기대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장현식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고 총액으론 가장 큰 금액을 제시했다고 알려졌으나 LG의 노옵션 52억원(계약금 16억원, 연봉 36억원) 조건을 이겨내긴 힘들었다. 김원중(4년 54억원)과 구승민(2+2년 21억원)은 롯데 자이언츠, 우규민(2년 7억원)은 KT 위즈에 남았다.
여차하면 내부 자원의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안도 있다. 김재윤, 임창민과 최지광, 김태훈, 이상민에 가을야구에서 특급 활약을 펼친 파이어볼러 김윤수에 부족한 왼손 투수 자리를 채울 전체 3순위 신인 배찬승까지 합류한다. 올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최하늘과 2년차를 맞이할 육선엽 등에게 기회를 주는 방법도 있다.
다만 시즌 막판 극심한 부진을 보인 오승환과 가을야구에서 한계를 보인 송은범의 미래가 불투명해 불안요소를 줄여놓을 필요가 있는 삼성이다.
더구나 2024시즌 준우승을 차지했기에 내년에도 당연히 가을야구 진출을 깔고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할 수밖에 없기에 가능성에 기대를 거는 것에서 더 나아가 전력에 확실한 플러스 요소가 될 만한 보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가을에 뜨거운 방망이를 뽐낸 내부 FA 자원 김헌곤과 류지혁도 시장에 나와 있다. 더불어 외국인 선수 구성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마땅한 선수가 없다는 판단이 들면 트레이드를 고민해볼 수도 있다. FA 시장 내 확실한 불펜 자원이 희귀해진 상황에서 삼성이 어떤 것에 더 우선순위를 두고 접근할지가 궁금증을 자아낸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오버페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야구계에선 확실한 전력 보강을 위해선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만약 복합적 이유로 인해 불펜 보강이 쉽지 않다면 A등급 선발 투수 최원태를 통해 앞문을 더욱 탄탄히 하는 전략 또한 배제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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