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소방관'의 연출을 맡은 곽경택 감독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소방관'은 2001년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 당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화재 진압과 전원 구조라는 단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투입된 소방관들의 상황을 그린 이야기. 2001년 3월 4일 새벽 3시 47분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방화로 인해 발생한 '홍제동 화재 참사 사건'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작품이다.
곽경택 감독은 연출 이유에 대해 "제가 처음 제안받았을 때 뼈대는 똑같지만, 내용은 많이 달랐다.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 이후에 또 이런 이야기를 해야 하나 생각했다. 밝은 거 하고 싶었다. 저에게 이 영화를 제안한 이유를 물었더니 부채 의식이 있다고 하더라. 저도 생각해 보니까 뭔가 미안하고, 고마운 느낌이 있어서 내가 한 번 만들어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소방관'은 2020년 크랭크업 후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개봉하지 못하다가 약 4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이 가운데, 주연 배우 곽도원은 2022년 9월 제주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의 약식 명령을 받았다. '소방관' 측은 개봉 전 공개되는 예고편, 스틸컷 등에서도 곽도원의 존재를 최소화했고, 그는 영화 관련 행사에도 불참했다.
곽 감독은 인터뷰 시작부터 주연 배우인 곽도원을 언급했다. 그는 "제가 영화를 여러 번 찍었지만 이렇게 발목에 족쇄가 채워진 느낌으로 조심스럽게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원인 제공자에 대한 원망이 든다. 모든 질문에도 예민하고 조심스럽긴 한데 편집 분량에 있어서는 완전히 안 한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래 목적과는 다르게 배우가 영화 속에서 술을 먹는 장면에 대해서는 클로즈업을 뺐다. 근데 액션, 리액션이 있는 장면에서 곽도원의 분량을 빼면 상대 배우의 분량도 빠지게 돼서 그건 싫더라"라며 "그간 다른 감독님들은 비슷한 일이 있으면 같이 작업했던 배우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있기 때문에 감싸줬는데, 그 마음도 이해하지만 저는 작품에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이고, 이 영화에는 곽도원 배우만 있는 게 아니라 배우, 스태프들이 함께한 작품이다. 제 마음을 정확히 이야기하고 선을 그어야겠다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다만, 곽 감독은 '소방관'의 개봉을 미뤄진 이유가 곽도원 때문만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코로나19 팬데믹이 첫 번째였고, 곽도원 배우의 불미스러운 행동, 투자배급사가 바뀌는 등 여러 일이 있는 과정 속에서 4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꼭 곽도원 배우 때문만은 아니다"라며 "곽도원 배우가 사고를 하고 싶어 하고, 몸 둘 바 모를 정도로 죄송하다고 하긴 한다. 물론 이해하지만, 지금은 자숙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곽 감독은 '소방관'에 곽도원을 캐스팅한 이유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밝혔다. 그는 "이 말씀을 드려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했는데 곽도원 배우가 그냥 떠올랐다. 혼자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그냥 '진섭'이라는 캐릭터와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진섭'은 고집도 세야 하고, 묵직함도 있어야 하고, 그래서 외골수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서 곽도원 배우가 어울렸다고 생각한다"며 "그 역할에는 곽도원 배우한테만 시나리오를 줬는데 바로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방관'은 오는 12월 4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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