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는 24일 경북 김천시 삼락동에 위치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정규시즌 3라운드 홈경기에서 흥국생명에 세트 점수 3-0(25-17, 25-18, 25-18)으로 승리했다.
시즌 첫 연승에 성공한 도로공사는 5승 12패(승점 15)로 5위 페퍼저축은행(5승 11패·승점 16)을 1점 차로 추격했다. 반면 3연패에 빠진 흥국생명은 14승 4패(승점 40)로 한 경기 덜 치른 2위 현대건설(12승 4패·승점 37)과 차이를 벌리지 못해 선두 수성의 위기에 놓였다.
경기 전 분위기는 묘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가 오른쪽 무릎 부상으로 빠진 뒤 2연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아시아쿼터 선수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도 햄스트링 통증에 결장이 확정되면서 전력의 누수가 컸다.
도로공사와는 대조적이었다. 도로공사는 최근 아시아쿼터 선수를 지난 시즌 활약했던 타나차 쑥솟(등록명 타나차)으로 교체했다. 지난 시즌 저조한 공격력에 리시브까지 좋지 못해 재계약에 실패했으나, 루마니아 리그를 다녀온 뒤 공·수 모두에서 기량이 향상된 모습을 보였다. 타나차가 가세한 7일 정관장전부터 도로공사의 경기력을 점차 살아나기 시작해 분위기는 최고조였다.
그럼에도 도로공사의 승리, 특히 셧아웃 승리는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다. 승점 차에서 보이듯 기본적인 전력 차가 있었고, 흥국생명에는 김연경(36)이라는 외국인급 공격수가 건재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두 팀의 분위기는 꽤 차이가 났다. 흥국생명에 외국인 선수의 공백은 상상 이상으로 컸으며, 도로공사에 타나차 효과는 여전히 유효했다.
흥국생명의 팀 공격 성공률은 31.37%에 불과했다. 김연경만이 공격 성공률 41.67%로 양 팀 통틀어 최다득점인 17점으로 고군분투했다. 공격 성공률 31.25%-10득점의 정윤주 외에는 5점 이상 올린 선수가 전무할 정도로 처참한 공격력을 보였다. 그에 반해 도로공사는 타나차가 14득점, 강소휘가 13득점, 메렐린 니콜로바(등록명 니콜로바)가 11득점으로 고른 활약을 보였다.
수비는 시즌 첫 셧아웃 승리를 거둘 수 있었던 또 하나의 비결이었다. 리베로 임명옥을 비롯해 강소휘, 타나차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면서 끊임없이 공격 기회를 창출했다.
경기 후 김종민 한국도로공사 감독은 "수비와 리시브가 나름대로 괜찮았다. 양 사이드의 공격 성공률이 높았다. 특히 오늘(24일) 수비에서는 (임)명옥이를 비롯해 우리 팀의 색깔(탄탄한 수비)이 나온 것 같다. 타나차도 지난 시즌 리시브가 좀 흔들렸을 뿐, 수비 자체는 나쁘지 않았는데 연달아 범실하는 것이 줄었다. 공격에서도 굉장히 업그레이드돼 우리 팀의 복덩이"라고 칭찬했다.
KOVO컵 때만 해도 도로공사는 수비 자체가 무너지며 제 실력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임명옥이 차츰 폼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선수들 간에 호흡도 맞아가면서 3라운드에서는 김종민 감독도 조금은 걱정을 덜었다.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도움이 됐다.
강소휘는 "이겨서 기쁘다. 흥국생명이 강팀이라 공격수들의 코스와 영상을 많이 보고 수비 위치를 준비한 것이 통했다"며 "미들블로커들이 유효 블로킹을 해줘 수비에서도 편한 부분이 있다. (임)명옥 언니와 (문)정원 언니가 범위를 많이 줄여주기 때문에 편하게 공격에 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나차 역시 "(강)소휘 언니와 (임)명옥 언니가 범위를 많이 좁혀줘서 난 커버만 하면 된다. 만약에 안 되면 '언니, 언니'라고 부르면서 도움을 받는다. 후위에 있을 때는 최대한 (위로) 올려놓자, 아니면 내가 직접 처리한다는 마인드로 임하고 있다"고 전했다.
3라운드 종료를 한 경기 남겨둔 시점에서 봄 배구 마지노선인 3위 정관장과 승점 차는 14점. 간극만큼이나 아직 도로공사가 개선해야 할 점도 많이 남아있다. 27일 열릴 4위 IBK기업은행 원정은 도로공사의 현재 기량을 판단할 좋은 무대다.
김종민 감독은 "오늘 경기는 상대가 외국인 선수 2명이 빠졌기 때문에 우리가 수월하게 경기한 부분도 있다. 블로킹이나 세트 플레이에서는 부족함이 있었다. 니콜로바도 조금 더 공격적으로 가져가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며 "팀 분위기가 상승세는 맞다. 하지만 범실이나 소심한 플레이로 분위기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 선수들이 피하지 않고 도전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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