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초(洗草) 장관 보여준 '이산', 실록 보니

김관명 기자  |  2008.02.13 07:57

12일 방송된 MBC 월화사극 '이산'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사도세자(이창훈)에 대한 사관들의 기록을 물로 씻어 없애는 세초(洗草) 장면. 이런 진귀한 세초 장면을 본 것은 이날 극중 다모들 뿐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세초란 잘 알려진대로 사관들이 적은 1차 기록을 모조리 없애는 일. 붓으로 쓴 글자를 물로 씻은 데서 '세초'라는 말이 유래됐다. 이를 두고 '이산' 게시판에는 "실제로 세초란 게 가능했나" "그것도 살아있는 영조(이순재) 임금 앞에서 가능했나" 등의 글들이 적지않게 올라오고 있다.

조선왕조실록 영조실록에 보면 이 세초에 관한 기록이 있다. 드라마에서는 세손이 처음 아이디어를 내 이 세초를 폭포수 밑에서 한 것으로 돼있지만, 실록에는 영조가 직접 하교했다. 물론 세손이 먼저 은밀히 뜻을 '할아버지'에게 전한 것일 수도 있다. 영조 52년 병신(17760 2월4일 기록이다.

"사도(사도세자)가 어두운 가운데서 알면 반드시 눈물을 머금을 것이니, 어찌 후세에 유족을 끼치는 듯이겠는가...승지 한 사람이 실록의 예에 따라 주서 한 사람과 창의문 밖 차일암에 가서 세초하라..일기를 보더라도 다시 그 글을 들추는 자는 무신년의 흉도의 남은 무리로 엄히 징계할 것이다"

이어서는 세손에 대한 언급도 있다. "제문을 지어 내리고 내일 아침에 세손이 수은묘(사도세자의 묘)에 가서 전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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