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 때 CF모델로 데뷔한 지 어언 10년, 하지만 김성은은 아직도 자신이 신인이라고 말한다.
수많은 드라마에 얼굴을 내비치고 영화 주인공도 해봤지만 대중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고 사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엉뚱하게도 예능 프로그램 덕이기 때문이다.
김성은은 KBS 2TV '해피선데이-불후의 명곡'에 탁재훈 신정환과 함께 매주 시청자들을 만난다. 현재 MBC 드라마 '누구세요'에 출연하고 있지만 대중이 기억하는 것은 어설픈 노래 실력으로 구박 받는 김성은이다.
"사실 두려움도 많아요. 워낙 솔직한 성격이라 재미있게 방송을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배우인데 사람들이 작품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도 되거든요."
영화 '마강호텔'에서 연을 맺은 김석훈이 "성은아, 그만해라. 배우 다시 못한다"라고 문자를 보낸 것도 김성은의 고민을 부채질시켰다.
하지만 '불후의 명곡'의 김성은은 그녀 스스로가 쟁취한 면이 많고 또 스스로 즐기고 있기에 고민은 더할 수 밖에 없다. 사실 김성은은 '불후의 명곡'에 게스트로 출연했다가 엉뚱하며 솔직한 모습이 시청자들을 사로잡아 고정MC가 됐다.
김성은은 "원래 MC나 DJ를 하고 싶다는 욕심이 많았어요. 뜨려고 MC를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즐기는 마음으로 하고 있거든요"라고 말했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노력하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을 이기지 못한다고 했던가. 김성은의 이런 진심은 결국 통했다.
어리고 파릇파릇한 신인 여가수들이 꿰차기 마련인 '뮤직뱅크' MC에 낙점된 것이다.
김성은은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왜 신인 때 음악 프로그램 MC를 많이 하잖아요. 나는 그 때 못했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요"라고 했다.
주말 버라이어티에 생방송 MC까지, 어쩌면 김성은은 지금 MC 수업을 받고 있다. 김원희와 현영 이후 차세대 여자 MC로 김성은이 각광받을 일이 멀지 않은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김성은은 배우로서 연기에 목말라 하고 있다.
좋은 MC 자리와 좋은 배역 중 택일을 하라고 한다면 여전히 좋은 배역을 택하고 싶다고 말한다. 김성은은 "정말 솔직하게 말하면 MC도 계속하고 싶어요. 하지만 사람들에게 배우로서 기억되고 싶다는 게 또 다른 마음이에요"고 털어놨다.
'불후의 명곡'에서 드러나는 김성은은 꾸밈없고 깔깔대는 밝은 처녀의 모습이다. 그런 모습이 실제 김성은의 모습과도 맞닿기도 하다. 그러나 김성은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지만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닮은 캐릭터를 연기해본 적이 없다.
"'불후의 명곡'을 보고 나와 닮은 캐릭터를 맡아서 연기해보라고 하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을 많이 해요. 하지만 대개 밝은 여자 캐릭터는 주인공이잖아요. 아직 내게 주인공을 맡기기에는 못미덥다고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솔직한 성격, 그 때문에 김성은은 오해도 많이 산다. 신정환과의 스캔들은 대표적인 예이다. 원래 털털하고 낯가림이 없다보니 즐겁게 지내는데 열애설이 나고 말았다. 김성은은 "하필이면 첫 스캔들이 정환 오빠야라고 피식 웃었죠"라고 손을 내저었다.
음치가 설정이 아니냐는 오해는 '불후의 명곡' 초반부터 뒤따랐다.
김성은은 "음치 설정은 말도 안돼요. 난 성격이 이러다보니 꾸미면 바로 티가 나요"라고 말했다.
신인 시절 가수 제의를 받은 적도 있지만 김성은은 노래를 부를 재목이 못된다는 것을 알기에 생각조차 안했다.
요즘 김성은은 고민이 많다. 비단 MC와 연기자로서의 길 뿐이 아니라 작품에 대한 갈망도 많다.
"'불후의 명곡'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그러면 내가 잊혀지는 건 아닌가. 이런 고민도 하구요. 좋은 작품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하나, 아니면 어떤 역할이라 바로 맡아서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하나, 정말 생각이 많아요."
데뷔한 지 이제 10년, 김성은은 지금 새로운 출발선에 서 있다. 그녀 앞에는 무수한 갈림길이 있고 그 길 중 어느 것을 택하느냐에 따라 김성은의 미래는 확 바뀔 수 있다.
"배우로서 어떻게 살아야할지 확고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이쪽저쪽의 소리에 쉽게 흔들릴 것 같아요."
앞으로 3년 뒤, 김성은이 어떻게 기억될지, 그녀의 선택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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