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후'→'28분후'..'무한도전' 좀비 특집 "허무하다" 원성

이수현 기자  |  2008.08.02 20:13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이 야심차게 준비한 여름 특집이 허무한 끝을 보였다.

2일 오후 방송된 '무한도전'은 여름특집 '28년 후'를 선보였다. 영화 '28일 후'의 패러디로 마련된 이번 특집은 '무한도전' 2회분에 해당하는 예산과 48대의 촬영카메라, MBC 특수분장팀 총동원, 총 400여 명의 인원이 촬영에 동원되는 등 '무한도전' 특집 중에서도 눈에 띄는 스케일을 자랑했다. 화려한 예고편이 방송된 직후 시청자들은 "역시 '무한도전'답다"는 의견을 보이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전반적인 내용을 예고편으로 구성해 보여준 '28년 후'는 방송 전 "좀비 영화를 총망라해 탄탄한 시나리오를 준비했다"고 했으나 "예능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은 2002년 제작된 장선우 감독 연출의 영화로 110억 원이라는 예산으로 제작됐으나 저조한 관객수로 흥행에 실패했다.

방송 전부터 화려한 예고편으로 큰 기대를 모았던 '28년 후'는 우려 그대로 예능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 됐다.

'분노 바이러스'에 감염돼 좀비가 된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김 박사가 개발한 백신을 유엔 질병본부에 전해주라는 미션을 받은 '무한도전' 팀은 특유의 산만한 팀워크로 내용을 이끌어 가더니 결국에는 백신을 구하러 들어간 유재석이 겁에 질려 백신이 들어있는 시험관을 깨뜨려버리는 것으로 끝이 났다.

방송에 앞서 소개된 당초 계획은 '무한도전'팀이 백신을 무사히 UN 질병본부로 넘기고 분노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있어 격리된 '무한도전' 팀이 정준하의 노래로 좀비들을 물리치는 것이었다.

그러나 실제 '28년 후'는 유재석이 백신이 든 시험관을 놓치고 깨지는 것으로 시나리오대로 결말을 맞지 못하고 말았다. 제작진은 '28분 후'로 제목을 바꾸고 "죄송합니다"라며 "현재 경위서를 작성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무모한 도전은 계속된다"는 자막을 내보냈다.

방송이 끝난 직후 '무한도전' 시청자 게시판에는 "뭐 하는 거냐", "너무 기대가 커서 실망도 크다" 등의 의견을 남기며 불만을 드러냈다. 반면 "이게 진짜 리얼 버라이어티가 아니냐", "식스센스의 반전을 능가한다" 등의 의견으로 '무한도전' 측을 옹호하는 시청자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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