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이용대의 더 훈훈한 내면

조철희 기자  |  2008.08.18 14:57
<사진=이용대 미니홈피>

17일 베이징공대체육관에서 열린 2008베이징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 한국팀 남자선수 이용대(20·삼성전기)는 세트스코어 2대0(21―11, 21―17)으로 승부를 결정짓는 순간 금메달의 감격에 겨운듯 코트 위로 쓰러졌다.

잠시후 이 경기를 지켜보던 많은 여성팬들은 이용대의 윙크 세레모니에 모두 쓰러졌다.

이용대는 하루사이에 '완소남', '국민남동생'으로 등극했다. 한국수영의 희망 박태환(19·단국대)과 더불어 대표적인 '올림픽 훈남'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계카메라를 향해 윙크까지 날릴 정도로 '센스'가 넘치고, 올림픽 출전 이전부터 일찌감치 '팬 관리'를 하며 스포츠 스타로서의 자질을 보이기도 했다. 그의 미니홈피에는 '팬들만의 공간'이라는 사진첩 폴더가 따로 있어 팬들이 직접 이용대의 사진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이용대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자기 신념이 강한 '운동선수'다. 그의 미니홈피에서는 늘 자신감을 갖기 위해 애쓰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글귀들을 발견할 수 있다.

"진정한 긍정의 힘은 최선의 노력과 땀이 가져다주는 세상 모든 가능성에 대한 도전이 주는 선물이다"(2008.2.25) "두려움과 걱정 대신 자신감으로 무장할 것이다"(2008.1.21) "항상 자신감이라는 세글자를 머릿속에 꼭꼭 새겨놓기로 했다. 이제 내 삶은 내가 주인공이다"(2007.11.23)

↑이용대 미니홈피

또 그가 믿는 것은 훈련과 노력 그리고 근성이다. 명사들이 남긴 격언들을 가슴에 새기며 베이징올림픽을 준비했다.

"포기하고 싶은 마음 99%를 1%의 오기로 뒤집으면 반드시 성공한다"(2008.5.5) "승리에는 우연이란 없다. 천일의 연습을 '단'이라 하고, 만일의 연습을 '련'이라 한다. 이 단련이 있고서야 승리를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2008.3.27) "최후의 승리는 출발점의 비약이 아니라, 결승점에 이르기까지의 끈기와 노력이다"(2008.2.7)

최선을 다한 뒤 결과는 하늘에 맡겼다. 그리고 그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믿었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열심히 훈련을 하고 결과는 하늘에 맡겨보자. ★피그말리온효과★"(2008.7.23) "간절히 원하고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를 난 믿는다. 지금 난 너무 간절하다. 그러므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는다"(2007.11.11)

이용대에게는 스무살 다운 패기와 스무살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성숙함이 공존한다. 스스로의 내면을 끊임없이 담금질해 온 결과다.

이용대의 미니홈피는 18일 하루동안에만 무려 20만명의 네티즌들이 방문했다. 오전 한때 방문자 폭주로 접속장애를 빚기도 했다. 팬들의 성원에 그는 곧바로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 다들 감사합니다"라며 인사를 잊지 않았다.

한편 이용대는 이효정(27·삼성전기)과 함께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전에서 인도네시아의 노바 위디안토(31)-낫시르 리리야나(23) 조를 제압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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