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아 "후배들에게 롤모델 돼 행복"(인터뷰)

김지연 기자  |  2008.10.22 11:45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 MC 정은아 ⓒ홍봉진 기자 honggga@


1996년 10월 한선교(현 한나라당 의원)의 단독 진행으로 시작한 SBS '…좋은 아침'이 오는 27일 3000회를 맞는다. 치열한 시청률 경쟁에 1년은커녕 6개월도 보장할 수 없는 방송계에서 무려 12년 동안 한 자리를 지켰다.

'…좋은 아침'이 12년 동안 꾸준한 시청자들의 사랑 속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1999년 1월 MC로 합류한 정은아의 역할이 컸다.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며 남자 MC 옆에 꽃처럼 앉아있던 여자 MC들에게 일침을 가한 정은아를 만났다.

"'좋은 아침'과 함께 나도 성장했다."

"벌써 3000회라니 믿기지 않는다. 내년 1월이면 내가 이 프로그램을 진행한 지도 어느덧 10년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좋은 아침'과 함께 성장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아침'은 고맙고, 개인적으로 애착이 큰 프로그램이다."

한 프로그램을 그것도 여자 MC가 무려 10년을 진행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방송계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일이다. 사실 한국 방송 관행상 남녀 공동 MC체제일 경우 KBS 1TV '가족오락관'처럼 남자 MC보다는 여자 MC가 교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정은아는 이런 관행을 깬 두 손가락 안에 꼽히는 여자 MC가 됐다. 이제 시청자들도 '좋은 아침' 하면 정은아를 먼저 떠올린다.

"고마운 일이다. 사실 30대 초반에 '좋은 아침'을 시작해서 이제 40대 초반으로 넘어왔기에(웃음) 나란 사람이 고스란히 반영된 프로그램이다. 정말 '좋은 아침' 없는 내 생활은 상상할 수 없다."

특히 정은아는 '좋은 아침'이 방송 3사 아침 시간대를 이끄는 프로그램이 되기까지 많은 제작진의 열정과 고마운 게스트들이 있었다며 이들에 대한 감사를 잊지 않았다.

"나도 성장했지만, 출연해준 게스트들이 성숙한 개인이 되가는 가정을 지켜보는 것도 상당히 기분 좋은 일이다. 얼마 전 출연해 준 유지태씨도 과거 '좋은 아침'에 출연했을 당시와는 많이 변해 있었다. 한 사람의 변화를 함께 나눌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SBS '이재룡 정은아의 좋은 아침' MC 정은아 ⓒ홍봉진 기자 honggga@

"후배들에게 롤모델 될 수 있어 행복하다."

게다가 정은아는 '좋은 아침'을 통해 여자 아나운서들이 닮고 싶은 선배가 된 것은 물론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지망생들에게까지 닮고 싶은 MC 1순위가 됐다.

"어떤 분들은 나보고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고 한다. 그건 아마 아나운서로서 흐트러지지 않고 중심을 잡자고 늘 자신을 타일렀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현업에서 오래 활동한 덕에 많은 후배들이 닮고 싶어 한다. 후배들에게 롤모델(Role Model)이 될 수 있다니 정말 행복한 일이다."

누군가에게 닮고 싶은 사람이 된다는 건 그 사람을 그만큼 높게 평가한다는 얘기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정은아는 어느새 그런 위치에 오르게 됐다.

"어떤 분들은 내게 물어보신다. 이렇게 오랫동안 MC로 섰으니 다른 일은 생각 안하냐고? 하지만 내겐 MC일이 전부다.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면서 할 수 있을 때까지 MC로 시청자들과 만나고 싶다.

또 어느덧 10년인데, 이제 또 다른 시작이란 생각이 든다. 새로운 고민을 치열하게 시작해야 할 때다."

정은아는 영원한 아나운서로 남고 싶다고 했다. 후배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이도 있지만, 그녀는 'MC 정은아'로 불리길 희망했다.

늘 '노력'이란 단어를 가슴에 품고 사는 정은아, 그녀는 지난 10년보다 앞으로의 10년이 기대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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