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은 250억짜리 일일드라마?

김현록 기자  |  2008.12.09 10:26

MBC '에덴의 동쪽'이 불안하다. 250억원을 들이 초대형 블록버스터 드라마로 출발했으나 요즘 '에덴의 동쪽'은 기가 질리는 초반의 스케일을 찾기가 어렵다. 대신 아기자기한 세트신을 위주로 배우들의 열연에 기대어 승부를 벌이고 있다. 화제작에 걸맞은 규모와 스타 출연진의 짜임새 있는 활용이 사라진 '에덴의 동쪽'에 "일일드라마 같다"는 평가마저 이어지고 있다.

'에덴의 동쪽'은 송승헌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무려 2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화제가 됐다. 초반 스케일은 압도적이었다. 마카오 및 홍콩 로케이션, 신경 써서 재현한 1960∼70년대의 거리, 송승헌 연정훈 박해진 한지혜 이다해 이연희 등 젊은 스타 출연진에 이어지는 유동근 이미숙 조민기 정혜영 등 든든한 연기파들은 그 자체로 볼거리이자 스펙터클이었다.

그러나 극 중반 이같은 장점이 실종됐다. 종종 지적당했던 문어체 대사와 시종 비장한 분위기는 '에덴의 동쪽'의 개성이자 이야기 방식이라고 치자. 그러나 드라마가 중반에 접어들며 단순한 취향의 문제로 판단할 수 없는 빈틈이 속속 드러났다.

동철(송승헌 분)과 영란(이연희 분)의 러브스토리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원수의 집안과 맞바꾼 두 아들'이란 극의 메인 갈등 구조는 잠시 보류됐다. 다른 스타 출연진의 비중은 크게 줄어들었다. 극 초반 너무 많은 물량을 쏟아 부은 탓일까? 해외촬영은 고사하고, 야외로도 얼마 나가지 못한 채 촬영한 좁은 세트 위주의 장면들이 수 주째 이어졌다.

덕분에 몸값 비싸고 이름값 높은 다른 스타 출연진의 비중은 조·단역 수준까지 크게 줄어들었다. 이는 출연자 안배의 문제를 떠나 드라마의 효율성과 스타 활용에 문제점을 드러낸다. 메인 갈등 구조를 놓친 채 드라마 중반을 맞다보니 '지지부진하다', '극 전개가 너무 느리다'는 시청자들의 불만 또한 이어졌다.

좀처럼 이야기가 나아가지 못한 채 실내 촬영분만이 계속되다 보니, 세트 촬영 위주에다 며칠 쯤 안 봐도 극 전개에 별 지장이 없는 '일일극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빠듯한 일정 등으로 후반작업에도 구멍이 나 최근 방송된 자동차 장면은 완성도가 떨어지는 배경 CG 때문에 '오락실 자동차 경주 같다'는 비아냥까지 나왔을 정도다. 극 초반 헬기신 등에 쓰인 CG의 완성도를 생각하면 최근의 '날림 CG'가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다.

다행히 '에덴의 동쪽'은 30회를 넘어서며 변화가 포착되고 있다. '출생의 비밀'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극의 전개 속도도 빨라지고, 뒤바뀐 아들 동욱(연정훈 분)과 명훈(박해진 분)에게 힘이 실리고 있다. 이와 함께 동욱의 첫사랑이자 명훈의 아내인 지현(한지혜 분), 동철 동욱 형제의 마음을 흔든 혜린(이다해 분) 등 복잡한 러브라인도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좀처럼 세트를 벗어나지 못하던 카메라도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선사하기 위해 밖으로 나섰다. 지난 7일 촬영해 방송을 앞두고 있는 명훈과 레베카(신은정 분)의 자동차 전복 장면이 대표적이다. 제작진은 CG를 덧입히기보다는 사실감있는 화면을 선보이기로 결정했고, 결국 한적한 도로에서 10시간을 들여 3대의 자동차가 두 사람이 탄 자동차를 덮치는 장면을 촬영했다.

쏟아지는 지적과 불만에도 불구하고 '에덴의 동쪽'은 충성스런 시청자의 지지를 얻으며 줄곧 20% 중반의 시청률을 유지해 왔다. 변화와 함께 시청자들의 호응도 높아간다. 현재 '에덴의 동쪽'은 최근 상승세를 타며 30% 돌파까지 눈 앞에 두고 있다. 주춤거리다 드라마 중반을 넘긴 '에덴의 동쪽'이 대작다운 격과 만듦새를 유지하며 종영을 맞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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