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엄마' 김혜자가 1982년 첫 스크린 진출작 '만추'에서 파격적인 변신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만추'는 이만희 감독의 1966년 동명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 남편 살해죄로 10년 복역을 선고받은 혜림(김혜자 분)은 특별 휴가를 나와 어머니의 산소로 벌초하러 가는 도중 한 남자를 만나 호감을 느끼게 된다.
영화는 주배경인 가을의 마지막 단풍잎처럼 스쳐가는 사랑을 그린다. 떨어지는 단풍잎, 떠나가는 기차, 그리고 떠나버린 사랑. 영화는 서로 호감을 느끼는 남녀의 아픔을 계절과 함께 슬프게 담아냈다.
김혜자는 이 영화에서 그동안 인자한 국민 어머니의 모습이 아니라 쓸쓸한 한 여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기차에서 고독히 담배를 피우고, 웃고 있지만 그 뒤에 느껴지는 아픔이 잘 느껴진다. 김혜자는 극 초반 담배를 피우는 연기에서 후반부 섹스신까지, 지금도 쉽지 않을 연기를 매끄럽게 소화해냈다.
특히 단풍잎 떨어지는 산에서 뜨거운 열정을 나누는 장면은 노출신이 하나도 없지만 그 이상의 감정이 잘 표현됐다.
두 남녀의 고독함을 담아낸 것은 김혜자의 호연과 더불어 정일성 촬영감독 덕분. '만추'로 김혜자는 마닐라국제영화제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정일성 촬영감독은 대종상에서 촬영 감독상을 수상했다.
한편 김혜자는1999년 '마요네즈' 이후 10년 만에 봉준호 감독의 영화 '마더'로 스크린에 복귀할 예정이다. 김혜자는 극중 살인죄 누명을 쓴 아들을 살리기 위해 진실에 접근하는 강인한 어머니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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