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철수 음악캠프' 7000회.."그냥 오늘도 방송할뿐"

김겨울 기자  |  2009.05.11 18:18
<사진제공=iMBC>


오는 17일 MBC 라디오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7000회를 맞았다. 지난 1990년 3월 19일에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19년 동안 무려 37번의 개편을 이겨낸 '배철수의 음악캠프'의 장수 DJ인 배철수를 만났다.

"하루하루 하기 때문에 담당 PD하고 '7000회가 됐네'라고 그렇게 느끼는 것이지, 제 자신은 별 생각이 없다. '오래 됐네'라는 생각만 있다."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배철수는 특유의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래도 19년 동안 하면서 하기 싫은 날은 없었을까.

"한 번도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매번 즐거웠다. 7000회 중에서 6950회 정도는 행복했다. 50회는 아마도 심하게 감기 몸살이 걸린 날이거나 집안에 우환이 있는 날이었을 것이다."

그는 오랜 기간 진행하면서 두 가지 버릇이 생겼다고 말했다. 첫 째는 저녁 약속을 잡지 않는 것과 둘째는 목 관리를 하는 것이다.

"20년 동안 같은 시간 방송하다보니 누구와도 점심 약속은 하지만 저녁 약속은 잡지 않게 되더라. 처음 방송 시작할 때는 저녁 8시부터 10시까지 방송을 했다. 7시에서 9시에 방송할 때도 있었는데 MBC 구내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했다. 하지만 6시부터 방송하면서 밥을 먹을 수 없어서 끝나고 먹고 있다."

이제는 오후 8시 이후에 밥을 먹어야 소화가 더 잘된다는 배철수. 청취자들에게 좋은 음성을 들려주고 싶어 지난 2002년에는 담배도 끊었다고 말했다. "세월이 흐르면서 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을 내가 느낀다. 예전에는 여자 친구들이 나랑 전화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했는데..."

그의 어수룩한 유머는 잘난 체를 해도 정감이 간다. 그는 "가급적 성질을 안 내고 차분하게 말을 하려고 한다. 옛날보다 말을 줄이는 것이 목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그 만의 목 관리 비법도 공개했다.

<사진제공=iMBC>


그동안 딥 퍼플, 메탈리카, 어셔, 브리트니 스피어스, 블랙 아이드 피스, 윌 스미스 등 세계 정상급 팝스타 200여 팀이 이 방송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그가 존경한다는 딥 퍼플의 존 로드, 포플레이도 다녀갔으며 유키구라모토, 리얼그룹 등 거장들이 출연해 자리를 빛내기도 했다.

"수없이 많은 뮤지션들이 다녀갔죠. 데스티니 차일드를 인터뷰했는데 보자마자 내가 그랬다. '당신들은 스타일리스트와 사진사를 바꿔야겠다'고 말이다. 그랬더니 그들이 '왜 그러느냐'고 놀래서 내가 '실물이 이렇게 예쁜데 사진이 그렇게 엉망이냐'고 말했더니 분위기가 화기애애해졌다. 서양이나 동양이나 여자들은 예쁘다고 하면 좋아하나보다."

그의 이런 편안한 유머와 진행 덕분에 해외 톱스타들도 긴장을 풀고 방송에 임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는 자신만의 인터뷰 스타일을 털어놨다.

"인터뷰도 참 기분 나쁠 때가 있다. 나에 대해 모르고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되는 대로 막 물어보면 '이 새끼는 뭐야'란 생각이 든다. 다행히 내 인터뷰에 응한 스타들이 끝나고 기분 나빠하고 간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20년 전과 지금, LP 판에서 CD로 이제는 컴퓨터 파일로 음악을 듣는 시대가 왔다. 그는 이런 변화에 대해 "농경 사회에서 산업 사회를 거쳐 디지털 시대가 왔으니까.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너무 나이 들어보인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예전에는 청취자들이 신청곡과 사연을 엽서에 써서 라디오 국에 보내면 피드백 오는 것은 보름에서 길게는 한 달까지 걸리는데 지금은 내가 라디오에서 한 마디 하면 '아저씨 그거 아닌데요'라고 반응이 온다. 요즘 라디오는 채팅하는 것 같다. 엄청난 차이다."

하지만 그는 라디오 매체가 변화를 겪고 있지만 몰락은 없을 것이라 자신했다. "21세기에 우리들에게 점점 필요한 매체가 라디오 매체일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인들은 점점 외로워지고 있는 것이 그 예다. 라디오는 디지털 환경으로 바뀌고 있지만 아날로그적 감성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난 라디오의 존재를 믿는다."

그는 20년 방송했으니 '골든 마우스'를 받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웃음을 답을 대신했다. 아직 20년을 다 채우지 못했다는 그는 이렇게 말했다.

"한치 앞을 못 보는 세상이라서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하기 그렇다. 그냥 오늘도 방송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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