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전국여행 고정팬이 늘어난다

김명은 기자  |  2009.08.11 16:52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사진=KBS


KBS 2TV '해피선데이'의 '1박2일'이 한동안 주춤했던 시청률의 호조와 함께 인기를 재점화하며 리얼 버라이어티의 생명 연장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1박2일'은 지난해 중반기까지 매회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같은 해 6월 방송된 '백령도에 가다' 편이 자체 시청률 33.1%(TNS 기준)에, MC몽의 숭어 잡이 미션 수행의 분당 시청률이 43.8%를 기록한 것이 화제가 될 만큼 이슈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러나 그 해 9월 '부산 사직구장 촬영 논란'으로 한 차례 큰 홍역을 치른 이후부터 시청률에 난조를 띠며 때 아닌 위기에 봉착했다. 30% 중반대의 자체 시청률이 20% 초반대로 내려앉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에 촬영 현장 공개에 비교적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 왔던 제작진은 강원도 인제에서 진행된 '혹한기 대비 캠프'를 언론에 공개하는 등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그러다 최근 들어 코너 자체 시청률이 30%대를 회복하고 지난 6월 28일 방송이 6개월 만에 분당 시청률 40%를 넘어서며 예전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시청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얻고 있다.

'여행'이라는 단일 콘셉트와 오랜 기간 사용돼온 '복불복' 장치만으로도 매회 새로운 웃음과 감동을 빚어내며 뜻하지 않게 찾아온 위기를 조용히 이겨낸 '1박2일'만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전국 여행, 고정팬 늘어난다!

'1박2일'은 시청자들과의 소통에서 탁월하다. 전국을 돌며 각 지역의 숨은 비경을 소개하는 코너인 만큼 촬영 중 많은 인연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과의 스킨십도 잦기 때문이다. 방송 상 필요에 의해 만나게 되는 일반인 출연자들 뿐 아니라 1박2일간의 여정 중 우연이라도 인연을 맺은 시민들은 '1박2일'에 애정을 갖고 방송을 시청하게 될 것이다.

지난 7월 즉흥여행을 주제로 '1박2일'의 6명의 멤버가 전남 영광의 동백마을을 다시 찾자, '마파도 할머니'들은 텔레비전을 통해 늘 보고 있다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또 '시청자와 함께 하는 1박2일'과 같은 특집을 통해 멤버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낸 일반인 출연자들의 경우는 오랜 기간 '1박2일'의 열혈팬으로 남을 수도 있다.

특히 자연경관이 미려한 곳을 찾아 '1박2일' 멤버들의 발길이 한적한 시골 마을에까지 닿으면서 남녀노소, 지역을 막론한 팬들이 생겨나게 된다. '1박2일'이 비교적 높은 연령대의 시청자들에게도 낯설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미 MBC '무한도전'과 함께 소위 '빠'로 불리는 열성팬들을 낳으며 팬덤문화의 영역 확장을 이뤄낸 '1박2일'은 여행지가 늘어날수록 고정팬층을 더욱 두텁게 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고정팬들은 코너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예능 고수들의 환상의 팀워크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등 멤버들의 환상적인 팀워크도 '1박2일' 인기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1박2일'은 지난 2007년 12월 군복무를 위해 하차한 김종민을 대신해 MC몽이 마지막으로 합류하면서 지금의 멤버 구성을 이루고 있다. 방송 초반 메인 MC 강호동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의 조합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이들은 2년 가까이 동고동락하며 완벽한 조화를 이뤄냈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왔으나 버라이어티에는 잘 적응하지 못하는 듯 보였던 이수근은 현재 '1박2일'의 '아이디어 뱅크'로 거듭났고, 가수로서 반듯한 이미지의 이승기는 '허당'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며 예상 밖의 예능감을 보여주고 있다. '1박2일' 내부에서는 가장 존재감이 약한 인물로 그려지는 김C도 멤버들의 이미지 메이킹이나 방송 콘셉트를 집어내는 데 탁월한 감각을 선보이고 있다.

은지원과 MC몽, 두 멤버는 전문 예능인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다재다능한 면모를 드러냄과 동시에 다소 밀어붙이기식의 진행 스타일을 선보이는 메인 MC 강호동과의 '액션' 및 '리액션'으로 코너 내 무게 중심이 흔들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1박2일' 6멤버의 팀워크가 유난히 돋보이는 이유는 '여행'이라는 단일 콘셉트로 진행되는 코너의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다. 여행지 선정과 '복불복' 등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사용되는 일부 장치를 제외한 많은 부분이 멤버들의 순발력이나 기지로 메워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최종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멤버들의 감정선을 잡아내는 것이 '1박2'의 주요 연출 포인트가 된다.

지난 2일과 9일 2주간에 걸쳐 방송된 '강원도 평창' 편에서 강호동과 은지원, 이승기가 트럭 뒷좌석에서 그려낸 에피소드와 기상 변수로 계획했던 방송 아이템을 다룰 수 없게 되자 즉흥적으로 떠올린 '좀비게임'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모습은 최고의 팀워크에서 비롯된 결과물로 보인다.

이에 한 네티즌은 "천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팀워크"라는 다소 과장된 표현으로 멤버들의 빛나는 활약에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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