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밴드 시카고가 44년간 갈고 닦은 노련함이 빛난 2시간의 공연이었다.
시카고는 23일 오후 8시 서울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3000여 명의 관객들이 참석한 가운데 내한공연을 개최했다.
이날 시카고는 특별한 멘트 없이 오로지 음악만으로 관객들을 음악의 세계로 인도했다. 1967년 결성, 올해로 44년째 활동 중인 시카고는 오랜 세월 이어진 이들의 명성만큼이나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연주 솜씨와 노래로 관객들의 귀를 즐겁게 했다.
기타와 베이스, 트럼펫, 트롬본, 색소폰, 드럼 등이 빚어내는 소리의 앙상블은 따뜻해진 이날 날씨만큼이나 관객들을 푸근하게 감싸 안았다. "공연에 온 걸 환영한다", "여러분은 정말 멋진 관객이다" 등 길지 않은 인사에도 관객들은 일일이 환호하며 그들의 음악에 열광했다.
시카고는 70대를 눈앞에 둔 나이에도 불구하고 노익장을 과시하며 열정적인 무대 매너로 관객들을 이끌었다. 특히 트럼본의 제임스 팬코우가 관객들의 참여를 유도하며 일일이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인사하는 모습은 섹시해 보이기까지 했다.
제임스 팬코우는 이날 종이에 적어온 대본을 보고 "감사합니다", "한국 와서 좋아요", "여러분 멋져요" 등의 짧은 문장을 한국어로 선보였으며 "더 원하세요?"라고 재치 넘치는 한국말로 관객들의 환호를 받았다.
시카고는 이 자리에서 자신들의 히트곡 '유 아 디 인스피레이션', '아임 어 맨', '하드 투 세이 아임 쏘리' 등을 포함해 20여 곡의 노래를 선보였다.
시카고는 아시아 투어의 마지막 공연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들은 앞서 미국과 필리핀, 일본 등에서 공연을 개최했다.
한편 시카고는 1967년 결성돼 현재까지 전 세계에 1억장 이상의 음반 판매고를 올린 인기 록밴드다. 리 러프넌, 제임스 팬코우, 테리 카스, 대니 세라핀, 월터 페러자이더, 피터 세트라, 빌 챔플린, 로버트 램 등의 멤버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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