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투병생활 끝에 지난 23일 쓸쓸히 세상을 떠난 코미디계의 거목, 고 배삼룡의 빈소를 찾은 원로들은 침통한 모습이었다.
고인이 숨진 지 이틀째인 24일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이는 1970년대의 코미디 명콤비 구봉서였다. 지난해 1월 뇌출혈로 쓰러진 뒤 투병중인 구봉서는 불편한 몸을 기어이 이끌고 휠체어를 탄 채 동갑내기 동료를 조문했다.
구봉서는 "정신이 하나도 없습디다"라며 "앞이 뽀얀 게,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정도였다"고 비보를 들었을 당시의 충격을 돌이켰다.
원로 코미디언 남성남은 말을 아꼈다. "얘기할 게 뭐 있겠나요"라고 씁쓸히 말문을 연 남성남은 "아쉽고 답답하다. 영원히 못 보니까"라고 토로했다. 이어 "할 말은 없고, 맘 편히 쉬시라"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원로가수 최희준은 "그 분의 웃음 뒤에는 페이소스가 서려 있었다. 철학이 있는 코미디였다"고 고 배삼룡을 회상했다. 최희준은 "그분이 주신 웃음이 힘든 상황을 살 수 있는 활력소가 되길 바란다"며 "수고하셨습니다. 편히 쉬십시오"라고 고개를 숙였다.
원로 코미디언 문풍지는 "편히 쉬시길 바란다"며 고인을 추모하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고 배삼룡의 비보를 듣고 빈소를 찾은 원로들은 차마 여러 말을 잇지 못했다. 이들 대부분은 옛 동료이자 선배였던 고 배삼룡을 조문한 뒤 밥 한 술 뜨지 않은 채 총총히 자리를 떠났다.
고 배삼룡의 유족들은 2억원이 훌쩍 넘는 체불 병원비 문제로 고심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원로가 차례로 빈소를 찾았던 이날 오전과 낮은 빈소를 지키는 다른 이들이 많지 않았다. 구봉서는 빈소를 나서며 "왜들 이렇게 없어"라고 섭섭한 기색을 내비치기도 했다.
1970년대를 주름잡은 코미디계의 대부 배삼룡은 2007년 6월부터 흡인성 폐렴으로 입원 치료를 받아오다 23일 오전 2시11분 서울 풍납동 아산병원에서 향년 84세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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