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또 블랙리스트 논란?

KBS노조 "블랙리스트 논란 자초하나?" 성명 발표

김현록 기자  |  2011.02.07 19:30
가수 윤도현의 KBS 시사 프로그램 내레이션이 사측 반대로 무산돼 KBS 블랙리스트 논란'이 다시 불붙을 전망이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7일 오후 '또 블랙리스트 논란을 자초하는가'라는 성명을 내고 "김미화 씨와 블랙리스트 논란으로 쓸데없는 곤욕을 치른 사측이 또 다시 소모적인 블랙리스트 논란을 자초하고 있다. 내일(8일) 밤 방송예정인 '시사기획 KBS10' '국가인권위‘ 편에서 당초 윤도현(가수) 씨가 내레이션을 맡기로 섭외됐음에도 불구하고 사측 제작책임자들이 완강히 반대해 결국 무산됐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제작 실무진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에서 윤도현 씨를 내레이터로 섭외한 것은 윤 씨가 마침 인권위원회 홍보대사인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홍보대사가 직접 ‘인권위원회’와 관련된 프로그램의 내레이션을 맡아준다면 프로그램의 취지나 시청자에 대한 효과 면에서 나쁠 것이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사측은 윤도현 씨가 '내레이터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이고, 특히 시사프로그램에서 내레이션을 맡은 적이 없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불가를 고집했다"며, 윤도현이 베테랑 진행자이고 다수의 다큐멘터리 내레이션을 맡은 경험을 내세워 "하지만 이 같은 이유가 '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은 방송 관계자라면 누구나 안다"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 측은 "결국 윤 씨에 대한 거부는 윤 씨가 평소 사회 참여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이른바 '의식 있는' 연예인이라는 점과 이른바 지난 정권의 사람이라는 터무니없는 '선입관'의 결과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추측은 윤 씨에 대한 섭외가 이미 끝나고 종편과 더빙 작업만을 남긴 시점에 뒤늦게 사측 제작 간부들이 부랴부랴 반대를 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더욱 확신을 갖게 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KBS는 이미 지난해 여름, 김미화 씨와 이른바 '블랙리스트' 논쟁을 벌이며 고소, 고발까지 가는 쓸데없는 소모전을 치른 바 있다"며 "특정인에 대한 방송 불가를 주장하려면 명확하고 구체적이며 합리적인 이유를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럴 수 없다면 제작 자율성을 위해서라도 실무진의 판단과 결정을 함부로 뭉개서는 안된다"며 "제작진조차도 납득할 수 없는 방송 불가 사유에 대해 당사자인 윤도현 씨가, 그리고 시청자가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들은 "물은 이미 엎질러졌다. 불을 보듯 뻔한 '블랙리스트' 논란을 사측은 또 어떻게 감당하려는가? 이래놓고도 정말 KBS에 '블랙리스트'가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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