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무릎팍도사', 5년의 고백들

김현록 기자  |  2011.10.13 08:13
2011년의 대표 토크쇼 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가 결국 종영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무릎팍도사' 마지막회, '굿바이 무릎팍도사'는 함께해 온 지난 5년 세월을 정리하는 하이라이트와 인사말로 채워졌다.

'무릎팍도사'에게 아쉬운 안녕을 고한 것은 MC 강호동과 유세윤, 올밴이 아니었다.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훌훌 속내를 털어냈던 게스트들 그 자신이었다. 그들은 출연 전후로 달라진 자신의 삶에 대해 고백하며 떠나는 '무릎팍도사'에게 고마움과 아쉬움을 전했다. 그건 '무릎팍도사'가 어떤 프로그램이었는지에 대한 단적인 예다.

2007년 1월3일 첫 방송 이후 약 5년. 1회 게스트 최민수를 시작으로 200명 안팎의 스타들이 이곳을 거쳐갔다. 톱 연예인은 물론 스포츠스타, 명사들이 두루 출연한 최고의 토크쇼다. 그러나 '무릎팍도사'가 최고였던 건 화려한 게스트 때문만은 아니었다.

무릎이 땅에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본다는 '무릎팍도사'의 터줏대감 강호동, 유세윤, 올밴 우승민은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공손하게, 게스트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물었다. 거침없는 질문에 폭탄 발언과 참회가 이어지는가 하면, 어디서도 말 못한 아픔을 고백하는 이들도 있었다.

싸이와 이승철은 대마초 흡연과 관련한 심경을 고백했고, 고 최진실은 이혼과 가정사를 털어놨으며, 김태원은 대화를 나눌 수 없는 아들에 대해 말했다. 엄홍길과 강수진은 최고의 자리에 서기까지의 치열함이 무엇인지를 알렸고, 안철수는 끊임없는 노력과 사회에 대한 감사를 말했다. 추성훈은 부산과 대마도 사이에 다리를 놓고 싶다 털어놨고, 양준혁은 2인자의 설움을 고백했다.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그들 앞에 선 스타의 본모습을 조금이나마 꿰뚫어볼 수 있었다. 스타 누구누구가 아닌 인간 누구누구로 다가온 그들은 시청자들과 속을 나눈 듯한 상대가 됐다. 많은 '무릎팍도사' 출연자들이 출연 이후 내 삶이 달라졌다고 고백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무릎팍도사'는 강호동의 은퇴 선언으로 결국 5년만에 막을 내렸다. 진심과 진심이 만나던 1대1 토크쇼의 시대는 이대로 사라지는 것일까. 강호동의 마지막 소회조차 없어 더 아쉬운 마지막. 이렇다 할 인사도 없이 떠난 '무릎팍도사'여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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