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노래자랑'의 송해와 '스타킹'의 강호동

[기자수첩]

문완식 기자  |  2012.09.25 09:32


방송인 강호동의 복귀가 임박하면서 그의 향후 행보에 세간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지상파 3사 복귀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것이고, 관심의 초점은 그가 어떤 프로그램으로 복귀하느냐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으로 강호동이 제일 먼저 복귀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강호동은 지난 2007년 1월 첫 방송 때부터 지난해 9월 잠정은퇴까지 4년 8개월간 이 프로그램을 이끌며 그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키웠다. 시청자들도 '스타킹=강호동'이라고 인식할 정도로 '스타킹'과 '강호동'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강호동의 '스타킹'에 대한 애정은 남다르다. 프로그램 자체에 대한 애정도 있겠지만, 그는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스타킹'을 남달리 아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 2TV '1박2일', MBC '무릎팍도사', SBS '강심장' 등은 모두 '1등 예능'이지만 시청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프로그램은 '스타킹'이 유일하다. '시청자의 사랑'을 방송 활동의 근원이라 여기는 강호동으로서는 그 사랑을 확인하고 또 사랑을 되돌려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스타킹'인 것이다.

강호동의 '스타킹'에 대한 남다른 애정은 그가 꿈꾸는 방송인으로서 미래가 방송인 송해의 현재에 닿아있기 때문이다. 송해는 지난 1988년부터 지금까지 KBS 1TV '전국노래자랑'을 이끌며 전국 방방곡곡 시청자들을 찾고 있다. 송해 없는 '전국노래자랑'은 상상할 수도 없다.

1994년 그를 대신해 새로운 MC가 등장했을 당시 시청자들의 온갖 항의와 프로그램 시청률 하락으로, 제작진은 6개월 만에 송해를 다시 MC로 부르기도 했다. 프로그램 자체가 MC와 동일시되거나 오히려 MC가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은 강호동이나 유재석보다 송해가 앞선 셈이다. 시청자 사랑을 받는 방송인의 조건을 송해가 몸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강호동의 최측근은 "강호동이 꿈꾸는 '방송인 강호동'으로서의 궁극적인 모습은 '전국노래자랑'의 송해 같은 모습이다. 나이 지긋해서까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방송을 하는 모습이다. 지금 '스타킹'으로 그가 그리는 미래의 모습이 그런 모습이다. '스타킹'에 대한 강호동의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고 말했다.

기자는 수년 전 서울 등촌동 SBS 공개홀에서 '스타킹' 녹화 중인 강호동의 모습을 접할 수 있었다. 무대 위에서는 늘 그렇듯 큰 몸짓과 터질듯 한 목소리로 프로그램을 이끌었지만 잠깐의 쉬는 시간에는 대기실에서 녹초가 돼 잠들다시피 했다. 하지만 쉬는 시간이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본인 스스로 '파이팅'을 외치고 경쾌하게 무대에 올랐다.

지난 1년 잠깐의 휴식을 갖고 '스타킹'으로 돌아올 강호동의 모습과 언제까지일지 모르겠지만 앞으로 그가 이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과 함께 보여줄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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