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처에서 LG 양상문 감독의 판단과 이형종의 재능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LG는 7일 부산에서 롯데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개막 6연승을 달렸다. 중반까지 고전했지만 7회 응집력이 돋보였다. 선수를 믿은 감독과 그 기대에 부응한 선수의 하모니가 돋보였다. 롯데가 유리했던 승부는 7회초 그 한순간에 갈렸다.
양상문 감독은 이날 주전 톱타자 김용의 대신 이형종을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 시켰다. 롯데 선발이 우완 김원중이었음에도 좌타자 김용의 대신 이형종을 톱타자로 기용한 것은 나름대로 큰 승부수였다. 이형종이 지난해 롯데전 7경기서 타율 0.647로 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형종은 세 번째 타석까지 침묵했다. 첫 타석 외야 뜬공, 두 번째 타석 내야 뜬공으로 물러난 뒤 0-4로 뒤진 세 번째 타석에서는 1사 1, 2루의 천금 같은 기회를 얻었으나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이형종의 네 번째 타석은 1-4로 뒤진 7회초 1사 만루에 돌아왔다. 세 타석 결과가 보잘것 없었고 완벽한 대타요원 김용의 서상우도 투입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당연한 대타 수순으로 보였지만 양 감독은 3타수 무안타의 이형종을 그대로 믿었다.
이형종은 "초구를 헛스윙하고 '아, 이 공은 못 치겠구나' 생각했다. 공이 좋은 걸 알고 있었다. 전력분석을 통해 이미 파악하고 들어갔는데도 못 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2스트라이크로 몰린 후에는 맞히기만 하자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3구째는 살짝 밀려서 들어왔다. 공 2개를 봐서 그런 건지도 모르겠다. 초구 2구는 지금 생각해도 못 칠 것 같다"며 혀를 내둘렀다.
공 3개 전부 포크볼이었다. 3구째가 실투성이기도 했지만 처음보는 공에 곧바로 적응한 이형종의 감각도 인상적이었다.
이형종의 2루타로 3-4까지 추격한 LG는 기세를 몰아 3점을 더 뽑았다. 스포트라이트는 역전 결승타의 주인공 오지환이 받았지만 이형종이 소득없이 물러났다면 오지환도 2사 만루에서 적시타를 때려내기에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경기가 끝난 뒤 양상문 감독은 이형종 타석에 대타 생각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앞에 못 쳤으니 하나 나올 때 된 것 아닌가"라며 웃었다. 믿음이 적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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