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 노벨상 수상 후 첫 공식석상 "현실감 들지 않아..일상 달라지지 않길"

최혜진 기자  |  2024.10.17 18:11
(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HDC그룹의 비영리재단인 포니정재단은 한강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기 전인 지난 9월, 제18회 포니정 혁신상의 주인공으로 한강을 선택했다. 2024.10.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사진공동취재단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후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나섰다.

17일 한강 작가는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리는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한강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 후 첫 공식석상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한강 작가는 포니정 시상식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노벨 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에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 무척 기쁘고 감사한 일이어서, 그날 밤 조용히 자축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세심히 살펴주신 마음들에도 감사드린다. 내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나는 믿고 바란다"며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 지금은 올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보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한강 작가는 "담담한 일상 속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다. 아직 쓰지 않은 소설의 윤곽을 상상하고, 떠오르는 대로 조금 써보기도 하고, 쓰는 분량보다 지운 분량이 많을 만큼 지우기도 하고, 내가 쓰려는 인물들을 알아가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내가 나름으로 성실히 살아내려 애썼던 현실의 삶을 돌아보면 마치 한 줌의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듯 짧게 느껴지는 반면, 글을 쓰며 보낸 시간은 마치 삼십년의 곱절은 되는 듯 길게, 전류가 흐르는 듯 생생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약 한 달 뒤에 나는 만 54세가 된다. 통설에 따라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고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다. 물론 70세, 80세까지 현역으로 활동하는 작가들도 있지만 그것은 여러모로 행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니, 일단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웨덴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강을 선정했다. 한강은 아시아 여성 작가 첫 수상이자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품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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