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후보는 26일 서울특별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IOC 위원에 처음 도전할 때가 생각난다. 2004년 왕하오(중국)와 결승 때도 많은 분이 쉽지 않을 거라 했다"며 "내 마음속엔 온통 체육인을 위한 민원 해결사가 되겠다는 마음뿐이다. 가장 앞장서서 체육인을 보호하고 자존심을 높인다는 꿈을 갖고 도전한다"고 출마 소감을 밝혔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025년 1월 14일 실시하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이기흥(69) 제41대 대한체육회장, 김용주(63) 전 강원 특별자치도체육회 사무처장, 유승민 전 IOC 위원, 강태선(75) 서울시체육회 회장, 오주영(39) 대한세팍타크로협회 회장, 강신욱(69) 단국대 명예교수 등 총 6명의 후보자가 등록했다고 전했다.
결국 이번에도 반(反) 이기흥 연대의 단일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기흥 현 회장은 직원 채용 비리 및 금품 수수, 진천선수촌 시설 관리업체 입찰 비리 의혹 등으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전국 228개 시·군·구 체육회에서 추천한 인사가 선거인단에 반드시 포함되도록 하는 '지정선거인' 제도로 진행돼 2선의 이기흥 회장에게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2021년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도 단일화에 실패해 이기흥 회장이 손쉽게 당선됐다. 강신욱 명예교수 25.7%,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 상임의장 21.4%로 표가 분산됐고, 이기흥 회장이 46.4%로 연임에 성공했다. 그런 만큼 이번 선거 역시 후보 단일화가 관건으로 여겨졌다. 유승민 후보는 지난 17일 강신욱 전 교수, 박창범 회장, 안상수 전 시장 등과 회동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유 후보는 "단일화 방식에 이견이 있었다. 나는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하고 싶었다. 여론조사 방식이 좋겠다고 제안했는데 다른 후보들은 아니었다"며 "내 나이가 화제가 됐다. '젊으니까 다음이 있잖아', '젊으니까 안 통한다'는 식이었다. 나는 그 의견들에 동의하지 않았고 더 이상 단일화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이 섰다"고 힘줘 말했다.
단일화 실패로 이기흥 회장의 3선이 유력하다는 일부의 평에도 유 후보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는 "(2004년 올림픽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왕하오보단 안 셀 것 같다. 난 이기흥 회장님의 지난 8년을 옆에서 봐왔다. 그래서 장단점을 잘 알고 있다"고 호언장담했다.
롤모델로 본인이 직접 경험했던 IOC를 언급했다. 유 후보는 "IOC 4년 예산이 12조 정도 되는데 그중 90%를 206개 회원국 NOC(국가올림픽위원회), 35개 경기 단체, 난민팀 등에게 다양하게 지급된다"며 "하지만 한국은 지방체육회의 경우 지방자치단체 예산에만 의존하고 있다. 그 탓에 지방체육회장들이 다양한 정치적 역학관계로 인해 많은 고생을 하고 있다. 본인 돈 쓰고, 시간 쓰고, 욕먹고 대접도 못 받는 4중고다. 회장도 고초를 겪고 있는데 현장이 즐거울 수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도 정부 예산 의존도가 99%다. 무조건 예산을 늘려야 한다. 회장이 된다면 대한민국 100대 기업을 다 찾아가 볼 생각이다. 또 대한체육회가 내세울 수 있는 전국체전, 소년체전, 생활체육 대축전 등 3개 대회를 활용하고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대한체육회에 속한 68개 종목을 직접 체험해 보면서 선거인단에 다가가려 했다. 유 후보는 "체육인 없는 체육회는 없다. 대략 68개의 종목이 있는데 날씨 등으로 불가피한 상황 말고는 웬만한 종목은 직접 체험했다. 그를 통해 종목마다 얼마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지, 인기 종목에 너무 편중돼 있지 않은지 많이 느꼈다. 선거는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라고 힘줘 말했다.
단일화 실패의 이유였던 어린 나이도 오히려 장점으로 여겼다. 유 후보는 "타 후보들보다 나은 내 장점은 나이, 경험, 실행력이다. 대한탁구협회장을 하면서도 약 5년간 5개 공약을 모두 실천했다. 아무리 좋은 정책과 비전이 있어도 결과로 내지 못하면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후보 6명 중에 현장 경험이 나보다 많은 사람은 없다. 공약은 다들 비슷하다. 지도자를 위하고 선수를 위하고 현장을 위한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이미 그들과 감정적으로 교류하고 있고 그래서 더 디테일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 그 부분은 자신 있다"고 스스로를 어필했다.
끝으로 "나는 내가 몸담았던 체육계가 부끄러웠던 적이 한 번도 없다. 우리 아이들도 체육인인데,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이 부끄러웠다면 안 시켰다. 다양한 이슈로 인해 잠시 체육인들의 자존감과 자존심이 떨어져 있다고 해도 체육인의 열정은 그대로라고 생각한다"며 "진인사대천명이라 했다. 내 진심과 진정성이 체육인들에게 닿으면 그들의 목소리로 돌아올 거라 생각한다. 내가 사랑하고 몸담았던 체육계가 외부로부터 손가락질이 아닌 존경 그리고 다시 한번 변화와 혁신에 앞장설 수 있도록 해보겠다. 열심히 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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