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윈-윈 트레이드 되나' 정관장 버튼·KCC 라렌 화려한 신고식, 득점 빈곤-제공권 열세 해결

양정웅 기자  |  2025.01.11 20:10
정관장 디온테 버튼(왼쪽)과 KCC 캐디 라렌. /사진=KBL 제공
기대를 모으며 KBL 무대에 돌아왔지만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디온테 버튼(31·안양 정관장 레드부스터스)과 캐디 라렌(33·부산 KCC 이지스)이 맞트레이드 후 신고식을 치렀다.

지난 10일 KCC와 정관장은 "버튼과 라렌의 외국인 선수 1대1 트레이드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두 팀은 외국인 교체권을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로스터에 변화를 줬다.

버튼과 라렌은 모두 KBL 유경험자로, 공백기 끝에 한국에 돌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버튼은 지난 2017~18시즌 원주 DB에서 평균 23.5점 8.6리바운드 3.6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고, 자신도 외국선수 MVP에 올랐다. 이후 NBA 오클라호마시티 썬더에서 뛰었던 그는 올 시즌을 앞두고 KCC의 1옵션 외국인 선수로 들어왔다.

라렌 역시 타이틀홀더 출신이다. 지난 2019~20시즌 창원 LG에 입단한 그는 평균 21.4득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LG에서 2시즌을 뛴 후 2021~22시즌 수원 KT에서 17.0득점 10.5리바운드로 팀의 정규리그 2위 등극을 이끌었다. 이후 라렌은 지난해 6월 정관장과 계약을 맺었다.

많은 기대를 모으며 한국 무대에 왔지만, 두 선수는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줬다. 버튼은 KCC에서 24경기 동안 평균 16.4득점 7.6리바운드 3.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화려한 기술을 통해 많은 득점을 선보일 때도 있었지만, 신장의 열세로 인해 제공권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시즌이 진행될수록 국내 선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았다. 이에 전창진 KCC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잘못 뽑은 감독 탓이다"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디온테 버튼(왼쪽)과 캐디 라렌. /사진=KBL 제공
라렌 역시 예상만큼은 아니었다. 그는 27경기에서 평균 13.3득점 10.6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전에 비해 다소 소극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공격에서 크게 기여를 하지 못했다. 김상식 감독의 건강 문제로 인해 임시 지휘봉을 잡았던 최승태 코치는 "본인은 열심히 하고 있다. 좀 더 좋은 위치에서 하자고 했으니까 지켜봐 달라"고 했지만, 쉽게 바뀌지 않았다.

KCC의 경우 상대 외국인 빅맨을 맡아줄 선수가 사실상 이승현 한 명뿐이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대체선수로 합류한 베테랑 리온 윌리엄스는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렸지만, 상대 1옵션을 맡기에는 힘에 부쳤다. 이에 KCC는 트레이드 전까지 경기당 평균 30.9리바운드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정관장은 득점력에서 빈곤을 겪고 있다. 9일 기준 정관장은 27경기에서 평균 72.4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9위 고양 소노(74.2득점)와 차이 나는 꼴찌였다. 공격을 이끌어줄 선수가 필요한 상황에서, 어쨌든 올 시즌 평균 득점 10위 안에 들고 있었던 버튼이 필요했다.

실제로 트레이드 후 KCC는 "골밑의 높이 보강과 공·수 밸런스 안정감을 더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고, 정관장은 "버튼의 영입은 팀 공격력 강화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빠른 공수 전환과 승부처 해결사 역할 등 활발한 공격농구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기대했다.

정관장 디온테 버튼. /사진=KBL 제공
공교롭게도 트레이드 다음 날인 11일 버튼과 라렌은 모두 경기가 있었다. 정관장 유니폼을 입은 버튼은 이날 오후 2시 안양 정관장 아레나에서 열린 창원 LG와 경기에서 스타팅으로 출격했다. 37분 40초를 소화한 그는 20득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트리플 더블급 활약을 펼쳤다.

물론 3점슛을 8번 시도해 단 1번 성공하는 등 KCC 시절 같은 무모한 공격 시도를 지우지는 못했다. 그래도 버튼은 팀에서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면서 정관장은 상위권 팀인 LG를 상대로 4점 차 석패(82-86)를 기록했다.

이후 같은 날 오후 4시에는 라렌이 고양 소노 아레나에서 소노와 원정 맞대결을 펼쳤다. 정관장 시절에 비해 크게 달라진 모습은 아니었지만, 필요한 순간마다 리바운드를 잡아줬다. 특히 막판 3점 차로 쫓기던 상황에서 수비리바운드를 따낸 후, 이호현의 슛이 튕기어 나오자 본인이 다시 리바운드를 따내 덩크를 성공시킨 건 백미였다.

라렌은 이날 32분 10초를 뛰면서 21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이호현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면서 그가 22득점을 올리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최준용이 빠진 상황에서 이승현의 골밑 부담을 덜어주는 데도 기여했다.

두 팀은 최근 그다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정관장은 10연패에 빠졌고, KCC도 최근 2연승을 거두기 전까지 9경기에서 1승 8패로 떨어졌다. 하지만 탈꼴찌가 절실한 정관장, 그리고 아직 6강 싸움의 희망을 버리지 않은 KCC 입장에서는 각각 버튼과 라렌의 활약이 필요하다.

KCC 캐디 라렌.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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