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통수 친 인니에 '감동 작별사' 신태용 감독 "월드컵 꼭 나가, 내 소원이야" 제자들 여전히 사랑했다

박재호 기자  |  2025.01.12 13:10
신태용 감독. /AFPBBNews=뉴스1
인도네시아 축구가 신태용 감독을 버렸어도, 그의 제자 사랑은 계속된다.

신태용 감독은 1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도네시아 대표팀 선수들, 인도네시아축구협회(PSSI)장, 코치진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는 "우리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이 자리에 있기까지 물심양면으로 큰 힘이 되어준 에릭 토히르 협회장님께 감사 말씀을 드린다. 회장님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성과를 결코 이루지 못했을 것"이라며 "PSSI 여러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항상 도와주시고 지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 코치들에게도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 많았지만 언제나 뜻과 힘을 모아 좋은 결과를 위해 항상 선수들과 함께 뛰어준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적었다.

신태용 감독은 "대표팀 선수들에게도 정말 고맙고 감사해"라며 "2026년 월드컵을 꼭 진출해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무대를 꼭 밟는 것이 내 소원"이라며 선수들을 응원했다.

마지막으로 신태용 감독은 "저를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신 인도네시아 국민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저에게 보내주신 따뜻한 마음과 응원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전했다.

팬들에게 인사하는 신태용 감독(가운데). /AFPBBNews=뉴스1
신태용 감독은 '2024 아세안 미쓰비시일렉트릭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하자 돌연 경질됐다. 지난 6일 PSSI는 "인도네시아 축구의 장기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심사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다"라며 공식 발표했다. 신태용 감독을 내친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 출신 패트릭 클루이베르트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신태용 감독이 2020년 부임 후 인도네시아 축구에 남긴 성과는 뛰어났기에 누구도 예상 못 한 '충격 경질'이었다.

그는 부임 첫해인 2020년 인도네시아를 미쓰비시컵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해 첫 토너먼트 진출도 이뤄냈다. 2024 파리 올림픽 예선 겸 2024 AFC U23 아시안컵에서는 8강에서 한국을 꺾고 최종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뿐만 아니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C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는 등 순항하며 강호 일본, 호주에 이어 3위에 올라 있다.

패트릭 클루이베르트의 인도네시아 감독 부임 오피셜 포스터. /사진=PSSI 공식 SNS
클루이베르트 감독 선임에 인도네시아의 반응도 좋은 편이 아니다. CNN 인도네시아는 지난 8일 "클루이베르트 감독 SNS에는 인도네시아 팬들의 비난과 응원이 동시에 이어졌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몇몇 팬들은 클루이베르트 SNS에 "축구는 잘하지만 지도자는 아니다", "코치라면 괜찮겠지만 감독은 아닌 것 같다"고 불만 섞인 목소리를 냈다. 다만 일부 팬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해달라"며 과도한 비판은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있었다.

PSSI 공식 SNS에도 '범죄자 클루이베르트 나가라', '대표팀 수준을 올린 신태용 감독을 버리고 선수 시절 이름값 있는 감독을 데려왔다', 'PSSI에 스파이가 있는 것 같다' 등 비판이 쏟아졌다.

경기를 지켜보는 신태용(왼쪽) 감독.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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